"류현진의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전담 30년 경력의 MLB닷컴 켄 거닉 기자가 스프링캠프를 취재중인 연합뉴스 기자에게 물었다.
제구, 체인지업 등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자 "기술적인 면도 뛰어나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던 그는 "내 생각에는 '자신이 얼마나 좋은 투수인지 아는 것'이다"라고 예상외의 답을 내놨다.
14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만난 거닉 기자는 "류현진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난 투수였다. 그리고 부상을 극복하는 모습은 더 놀라웠다"고 7년째 류현진을 지켜보는 소감을 전했다.
사실 2013년 한국에서 온 투수 류현진(32)을 바라보던 거닉 기자의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했다. 당시 그는 류현진이 첫 러닝 훈련에서 뒤로 처지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
거닉 기자는 "류현진은 KBO리그를 지배하고 미국에 왔다. 하지만 당시 미국에서는 KBO리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리그 수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또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상당히 큰 덩치에 놀랐지만, 체력적인 부분은 걱정스러웠다"고 떠올렸다.'
류현진의 체력과 기술에 대한 걱정은 첫 시즌을 치르면서 사라졌다. 류현진은 2013년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2014년에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다저스의 3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하지만 또 다른 우려가 생겼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2015년을 통째로 쉰 류현진은 2016년에도 1경기만 소화하고 재활에 돌입했다. 어깨 부상은 투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거닉 기자는 다시 우려 섞인 시선으로 류현진을 지켜봤다.
그리고 "류현진은 대단한 투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류현진은 2017년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로 재기에 성공했고, 2018년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정도를 쉬면서도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거닉 기자는 "류현진에게 가장 놀라운 점은, 부상을 당해도 결국 극복해낸다는 것이다. 류현진을 보면 특유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투수인지 알고 있기에 '부상을 당해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이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다. 건강만 유지하면, 다저스는 시즌 내내 막강한 선발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