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32)가 오래만에 나선 시범경기서 괴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첫 시범경기에 나선 강정호가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며 주전 3루수 경쟁에 청신호를 쏘았다.
강정호는 24일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레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 홈경기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연달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렸다.
강정호는 2회 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투수 트레버 리차즈에 맞서 2볼2스트라이크에서 한가운데로 몰린 5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인 4회 말에는 작년까지 KBO리그 KIA 타이거스에서 뛰었던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대형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5회까지 경기에 나선 강정호는 6회 초를 앞두고 키브라이언트 헤이스와 교체됐다.
강정호는 미국 진출 첫해인 2015년 18차례 시범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2016년에는 무릎 부상 재활 때문에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2017년과 18년은 음주운전 여파로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었다.
강정호는 2015년 4월 4일 이후 1423일 만에 이날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무대를 밟았고, 2015년 3월 29일 이후 1429일 만에 시범경기 홈런을 쳤다.
강정호가 시범경기에서 한 경기 2개 이상의 홈런을 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정호는 3루 수비도 완벽하게 소화해 모두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회 초 첫 타자 루이스 브린손의 빗맞은 타구를 적극적인 대시로 잡아낸 뒤 정확하게 1루에 송구했다. 2회 야디엘 리베라의 3루 쪽으로 흐르는 타구를 잘 잡았고, 3회에는 아이산 디아스의 3루와 2루 사이로 향하는 공을 걷어냈다.
강정호는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했다. 경기 전에는 떨리기도 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했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시범경기가 끝나고 정규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이 기분과 느낌을 잘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홈런포 두 방으로 3-1로 앞서갔으나, 불펜 난조로 6-6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9회말 2사 만루에서 헤이스가 끝내기 만루 홈런을 쳐 10-6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