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37)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첫 선을 보였다. 1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기분좋게 2019년을 시작했다.
오승환은 26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앞선 세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지만 오승환은 이날 첫 등판에서 특유의 피칭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했다.
4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세 타자를 모조리 뜬공으로 요리하고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첫 타자 트레이시 톰슨을 1루수 뜬공으로, 후속 브랜던 반스는 유격수 뜬공으로 각각 잡았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대니얼 존슨 역시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공 13개를 던져 11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은 오승환은 5회 마운드를 리코 가르시아에게 넘겼다. 포심 패스트볼,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구사했다.
오승환의 피칭을 지켜본 버드 블랙 콜로라도 감독은 "오승환은 대단했다. 잘던졌다. 패스트볼 커맨드가 좋았고 커브가 날카로웠다"며 오승환을 칭찬했다.
오승환도 피칭을 마친 뒤 한국의 인터넷 전문 스포츠 매체인 MK 스포츠와 만나 "변화구같은 경우 몇 개 던지지는 않았지만, 첫 경기치고 좋았던 변화구와 밋밋한 변화구가 있었다. 직구같은 경우 최근들여 컨디션이 가장 좋다. 공의 회전이나 궤적이 지금 상태에서는 괜찮다"며 자신의 투구를 평가했다.
특히 오승환은 "너무 자신 있게 얘기하면 거짓말쟁이가 될 수도 있지만, 작년보다 구속은 더 나올 것"이라며 직구 구속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시즌을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몸 상태가 확실히 좋긴 좋다. 내 나이에 스스로가 스피드가 떨어질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몸으로 느끼는 것이나 연습을 하는 것도 그렇고 통게를 내거나 몸에 테스트를 해봐도 떨어지는 것은 없다. 이번 시즌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걱정보다는 기대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해진 일정대로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게임 일정을 보고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지금 몸 상태 자체가 시즌과는 다르다. 지금 몸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100%로 던져야 한다. 7~80%로 던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3일 간격으로 던지다가 시즌이 가까워지면 이틀 간격, 혹은 막판에는 시즌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할 것이다. 선수는 거기에 맞춰 몸 상태를 준비하면 된다"며 남은 캠프를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콜로라도는 이날 클리블랜드에 3-5로 패해 시범경기 2승2패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는 첫승을 거두며 1승2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