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 개막과 함께 코리안 빅리거 5인방도 일제히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선수 중 2002년 박찬호 이후 17년 만에 개막전 선발투수 낙점된 류현진(32·LA 다저스)을 비롯해 리드오프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 주전 3루수로 돌아온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필승조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28일부터 162경기 대장정의 출발선에 선다.
시작점은 최지만이 찍는다. 탬파베이는 오후 1시(서부시간) 홈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블레이크 스넬,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에이스끼리 맞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최지만도 벌렌더와 진검승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지만은 지난해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61경기에 출장했다. 시즌 중반 밀워키에서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된 후 장타력을 뽐내며 자리를 꿰찼고 올해 시범경기 기간에도 타율 0.366 2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66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상승곡선을 유지한다면 통산 첫 풀타임 소화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최지만의 다음 주자는 추신수다. 텍사스는 오후 1시5분 시카고 컵스와 홈에서 개막전을 맞는다. 1번 타자로 출장할 추신수는 좌완 에이스 존 레스터와 마주한다. 추신수는 레스터를 상대로 통산 21번 타석에 섰고 통산 타율 0.118로 고전했다. 하지만 2014시즌 이후 레스터와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5년 만의 대결인 만큼 과거 기록이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류현진과 강정호, 오승환은 같은 시간 나란히 그라운드에 선다. 오후 1시10분 다저스는 다저스타다움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피츠버그는 신시내티 레즈의 홈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신시내티와 맞붙는다. 콜로라도는 마이애미 홈인 말린스 파크에서 첫 경기에 임한다. 류현진은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등판하며 주전 3루수로 낙점된 강정호 역시 개막전 선발출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승환은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지난해까지 3시즌 내내 개막전에 출장했다. 일찌감치 필승조 임무를 받은 만큼 콜로라도가 경기 중후반 리드할 경우 4년 연속 개막전 등판이 유력하다.
매치업도 흥미롭다. 류현진은 과거 다저스에서 함께 선발진을 이끌었던 잭 그레인키와 선발투수 맞대결을 벌인다. 서로 투수와 타자로 맞대결도 벌인다. 강정호가 상대하는 신시내티 투수는 빅리그 3년차를 맞이하는 우완 루이스 카스티요다. 카스티요와 처음 맞이하는 강정호지만 강정호는 시범경기 기간에도 처음 만난 투수들에게 맹타를 휘둘렀다. 시범경기 기간 홈런 1위(7개)에 오른 강정호가 개막전에도 대포를 쏘아 올릴지 관심사다.
메이저리그에서 개막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평일 낮시간에 경기가 열리지만 야구팬은 휴가도 불사하며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가 태생했을 당시 야간경기가 없었던 것을 되새기며 전통을 잇는다는 취지로 개막전은 낮경기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2001년 한국인 최초로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박찬호가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것처럼 코리안 빅리거 5인방도 가볍게 출발점을 통과할지 지켜볼 일이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