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을 29일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8일간 수감된 채 조사를 받던 정준영은 29일 오전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서를 나와 경찰차량으로 검찰로 이동했다. 정준영은 ‘유착 의혹과 관련 카톡방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냐’,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곧장 호송차에 올라탔다.

정준영은 ‘버닝썬 게이트’ 구속 1호 연예인에서 이제는 처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연예인이라는 오명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준영이 총 11차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정준영이 과거 촬영했던 영상 및 사진의 개수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고 전했다. 수사관이 여성 피해자들의 영상을 제시할 때마다 “또 나왔냐?”고 반문했다는 전언. 정준영이 제출한 ‘황금폰’에서 자료를 입수한 경찰은 영상이 방대해 추가범죄 사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승리와 FT아일랜드 최종훈(29)도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경찰은 최종훈이 불법 촬영한 사진 등을 총 3차례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통)로 입건했다. 또한 승리가 정준영과 최종훈 등이 속한 단체 카톡방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의 사진을 1차례 올린 것으로 확인했다

무엇보다 경찰조사에서 정준영, 승리, 최종훈 등 단체 카톡방 멤버들이 일제히 새 기계로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자신들의 단체 카톡방에서 불법 영상물이 공유됐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휴대폰 교체’를 모의했다고.

경찰에 따르면 승리가 최종훈에게 휴대폰을 바꾸라고 지시했고, 정준영은 미국 LA에서 예능을 촬영하다가 새 기계를 구입했다. 경찰조사에는 바꾼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이 2015년~2016년에 촬영했던 일부 영상만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준영과 함께 구속된 버닝썬 직원 김모씨도 이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다. 김씨 역시 정준영 등이 함께 있는 대화방에서 불법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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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