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27)의 왼발이 거함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9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18~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시티와 홈 경기에서 후반 3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통렬한 왼발 대각선 슛을 꽂아넣어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시즌 18득점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12골, 챔피언스리그 2골, 리그컵 3골, FA컵 1골이다.
손흥민은 지난 3일 토트넘 새구장 개장 경기인 크리스털 팰리스전 선제골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두 팀은 오는 24일 맨시티 홈구장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치러 준결승 진출팀을 가려낸다.
토트넘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는 물론 유럽으로 넓혀도 최강 수준의 팀인 맨시티를 맞아 DESK 라인을 풀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토트넘은 전반 치명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13분 로즈가 상대 슛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한 것이다. 주심이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이를 결정했다. 그러나 골키퍼 요리스의 활약이 빛났다. 아게로의 킥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쳐낸 것이다.
수비에 요리스의 슈퍼세이브가 토트넘을 살렸다면, 공격에선 손흥민의 돌파와 슛이 6만 홈관중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후반 2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을 연상하게 하는 왼발 대각선 슛으로 맨시티를 위협했다. 손흥민 스스로 탄식할 만큼 골이 될 뻔한 슛이었다. 이어 후반 5분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리며 양발 활용 능력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후반 13분 케인이 상대 수비수 파비앙 델프에 왼쪽 발목이 꺾이는 큰 부상을 당해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33분 에릭센이 침투패스를 넣자 뒷공간으로 뛰어들어가 기회를 잡은 손흥민은 볼이 골라인으로 넘어가기 직전 컨트롤에 성공했다. 이어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손을 통과하는 왼발슛으로 굳게 닫혔던 맨시티의 골문을 열었다.
이후 토트넘은 손흥민의 귀중한 골을 지켜내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날 다친 케인은 부상 상태가 심해 올 시즌을 일찌감치 마쳐야하는 상황이어서 손흥민의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다시 손흥민의 시간이 오고 있다.

런던(영국)|이동현 통신원 <관계기사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