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기자회견서 수없이 외치던 박유천(33)은 구속의 갈림길에선 침묵했다. 경찰과 법원 출석 내내 당당한 표정이던 박유천이었지만, 포승줄에 묶여 나온 그의 표정에서 더이상 미소를 찾을 수 없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립과학수사원의 마약반응 감식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게 그 사유였다. 박유천은 황하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5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과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박유천이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전 여자친구인 황하나가 마약 공범으로 자신을 지목하자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며 억울함을 피력했기 때문.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은퇴하는 것을 떠나 내 인생이 부정되는 것”이라고 눈시울까지 붉히던 그에게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오자 ‘대국민 사기극’이란 비난도 일었다.

그럼에도 박유천은 당당했다.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에도 박유천의 변호인 측은 “마약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가 검출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마약 혐의에 있어서 박유천의 떳떳한 태도는 그의 표정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지난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출석한 박유천은 차분한 표정에 옅은 미소까지 지으며 나타나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오늘(26일) 오후 1시 55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수원지방법원에 나타난 박유천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얼굴엔 당당함이 있었다. 옅은 미소 역시 이전과 그대로였다. 회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의 박유천은 갈색으로 염색을 한듯 머리 색이 이전보다 눈에 띄게 밝아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영장심사를 마치고 포승줄에 묶인채 나온 그의 표정에선 더이상의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 법원으로 들어간지 1시간반 가량이 지난 3시 35분경, 추적추적 내리는 비 사이로 경찰관들의 손에 이끌려 나온 박유천은 미리 준비된 경찰 호송차에 올랐다. 짧은 순간이긴 했지만, 비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박유천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머물게 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돼 유치장에서 경찰 수사를 받고, 발부되지 않으면 풀려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박유천의 구속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거짓말이 포승줄로 돌아온 박유천은 ‘자승자박’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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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수경기자yoons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