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가 인정한 ‘기생충’, 국내에서도 연일 뜨겁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앞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새 역사를 썼다. 특히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기생충’의 황금종려상은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니게 됐다. 거장 봉준호와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의 만남, 스크린과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중인 이선균과 조여정, 청춘스타 최우식, 박소담까지. 또 뚜껑을 열고 보니 빼놓을 수 없는 신스틸러 장혜진에 이정은 등 연기 앙상블만으로도 ‘기생충’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여기에 칸영화제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까지 붙고 나니 금의 환향한 ‘기생충’에 대한 관심은 연일 계속됐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평일임에도 개봉 1일차에 56만8093명을 모아 1위 ‘알라딘’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로도 꾸준히 관객을 모아, 개봉 첫주 주말에는 278만8961명(누적 335만6916명)을 동원했다. 지난 3일에는 38만2452명을 더해 누적관객수 374만9368명으로 개봉 5일만에 손익분기점도 돌파했다.

특히 ‘기생충’의 열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추이가 더 주목된다. 영화의 스토리 설정 자체는 부자와 부자가 아닌으로 두 집의 이야기로 양극화돼 단순하다. 그 속에서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와 빈,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블랙코미디로 풀어내며 전세계적으로도 통한 것. 나아가 그 안에서 인물간, 여건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선들까지 건드리며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영화다. 보고나면 종일 여운이 남는 것은 물론,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자연스레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고 해석을 한다. 이는 해석 열풍으로까지 일어나 새로운 문화처럼 자리잡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기생충 해석’이라는 검색어가 등장하고 포스터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또 N차 관람으로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영화를 보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복선들과 디테일, 역시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라는 평이다.

봉준호 감독은 칸영화제부터 국내 언론시사회까지 꾸준히 스포일러 방지를 당부해왔다. 때문에 취재진도 관객들도 ‘기생충’의 더 나은 관람을 위해 꽤나 ‘스포방지’가 잘 지켜지고 있는 추세다. 이선균 역시 긍정하며 “진심이 닿은거 같다”라고 전했다.

그간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등 외화들이 국내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그러나 ‘기생충’의 등장으로 한국영화 자존심을 세우게 된 것. 칸이 먼저 알아본 ‘기생충’이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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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