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패밀리 수장이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를 떠난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최근 제기된 논란과 관련돼 사내의 모든 직책과 업무에서 물러난다. 양현석의 친동생 양민석 역시 대표이사에서 사임한다.

YG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이 이제 YG 최대주주이자 설립자, 현재까지 프로듀서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던 양현석을 향하고 있다. 올해 초 ‘버닝썬 논란’이 터졌을때만 하더라도 양현석은 빅뱅의 승리를 통제 못한 소속사 수장으로 비쳐졌고 또 앞서 지드래곤과 탑의 대마초 사건 당시에도 비슷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후 양현석은 성접대 의혹이 제기됐고 이제는 그룹 아이콘의 비아이 마약 의혹이 불거진 2016년에는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던 핵심 인물로 언급되고 있다.

양현석은 결국 14일 YG 공식 블로그인 YG 라이프를 통해 “오늘 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양민석 역시 양현석의 입장 표명 후 내부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대표이사 사임을 알렸다. 그는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한 결정이 오해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12일 그룹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다. 한 매체는 비아이가 지난 2016년 지인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고 해당 대화에서 비아이는 마약을 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비아이는 실제 마약 투약이 아니라는 듯한 뜻의 입장과 팀 탈퇴를 밝혔다. YG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비아이와의 전속 계약 해지를 알렸다.

이후 비아이와 대화를 나눈 지인 A씨가 지난 2017년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 흡연 등의 혐의로 논란이 됐던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였던 것이 알려졌다. 이후 한서희는 자신의 SNS에 “양현석이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하며 협박한 부분, 경찰 유착 등이 핵심 포인트인데 그 제보자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나한테만 초점이 쏠릴 것이 걱정이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양현석이 과연 YG의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 놓고 거리를 두는 것으로 사태가 진정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의혹과 논란의 핵심으로 꼽히는 양현석이 YG에서 떠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한발 더 다가서 들여다보면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으로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많은 대중이 양현석을 YG의 대표이사로 알고 있지만 실제 그는 YG의 총괄 프로듀서다. 그리고 양현석의 친동생인 양민석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일종의 가족경영이다. 외면상으로는 양현석은 아티스트와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고 경영은 양민석이 책임지며 분업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현석의 결정권이 더 크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양현석은 YG의 1대 주주로서 17.32%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양민석은 2대주주로서 3.5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YG의 핵심 요직은 양현석과 함께 YG를 세운 개국공신들과 같은 측근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이미 YG는 양현석을 중심으로 회사가 수직적으로 돌아가고 있어 한 순간에 체질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승리 논란으로 회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던 지난 3월에도 양민석은 YG의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되기도 했다. 양민석 역시 대표이사를 사임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사라질 지는 미지수다.

또 양민석은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형제의 사임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런 행보가 YG의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했지만 이는 현재 논란과 의혹의 본질적인 해소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이 양현석과 양민석에게 듣고 싶던 이야기는 직책이나 업무에서 내려오거나 대표이사 사임이 아니라 첫 공식입장의 마지막 한문장이었을 것이다.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는 양현석의 말처럼 대중 역시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양현석과 YG 그리고 소속 아티스트의 대한 의혹이 명백하게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남부지방경찰청는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물론 YG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 등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알린 가운데 필요할 경우에는 YG 양현석에 대한 조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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