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대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선 시카고 컵스를 넘어야 한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2019시즌 개막 후 총 13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단 한번도 3점 이상의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기록으로 1945년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개막 후 15연속경기에서 2점 이하의 실점을 기록한 알 벤튼이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다.
1911년생 벤튼은 34세가 되던 해에 191.2이닝을 소화하며 방어율 2.02라는 뛰어난 성적표를 남겼다. 류현진은 무려 74년 만에 벤튼의 기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앞으로 류현진이 2번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도 모두 2실점 이하를 기록한다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대기록을 향해 류현진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는 시카고 컵스다. 다저스는 13일부터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시카고 컵스와 4연전을 갖는데 13일 발표한 게임노트에 따르면 류현진은 16일 오후 4시5분부터 시작되는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컵스와는 올시즌 첫 맞대결이다.
류현진에게 컵스는 '난적'이다. 빅리그 데뷔 후 류현진은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7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방어율 4.24를 기록했다. 3경기의 피안타율도 0.361로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2013년, 2014년, 2017년 각각 한 차례씩 선발 등판했을 뿐 지난해부터는 컵스와 상대한 적이 없다.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올시즌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매서운 불방망이를 자랑하는 컵스의 타선은 조심해야 한다. 올 시즌 컵스는 팀 OPS(출루율+장타율) 0.79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 내셔널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팀 홈런도 108개를 때려내며 메이저리그 전체 5위에 올라있다. 팀 내 홈런 공동 1위 하비에르 바에즈, 앤서니 리조(이상 17개)를 비롯해 카일 슈와버(14개),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윌슨 콘트레라스(이상 13개), 제이슨 헤이워드(10개) 등 위협적인 장타자들이 수두룩하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다저스 역시 막강한 타선을 자랑하고 있고 예년과 달리 류현진에게도 넉넉하게 득점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에 앞서 류현진 스스로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믿기 힘든 호투 릴레이 속에 메이저리그 대기록 달성도 성큼 다가왔다. 류현진이 '난적' 컵스를 넘어 5년 만의 10승 고지를 점령하면서 대기록 달성에 대한 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