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들의 화려한 귀환이다. 지난달 30일 박성현(26)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은 원조 골퍼여제인 박인비(31)와 '천재' 김효주(24)의 약진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1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잡아내며 '여제의 귀환'을 알린 박인비는 최종라운드에서도 보기 없이 6타를 줄였다. 합계 17언더파 196타로 박성현에 1타 차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LPGA 투어 통산 19승째를 수확한 뒤 15개월 동안 우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컴퓨터 퍼트'를 회복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실제로 박인비는 이번대회에서 라운드당 평균 28개의 퍼트만 했다. 3라운드 동안 페어웨이를 단 세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그린을 8번 놓쳤다. 샷 정확도가 빼어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지난 3월 KIA클래식 준우승 이후 3개월 만의 준우승이지만 직전 대회였던 KPMG 여자 PGA챔피언십 공동 7위에 이어 2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상금 14만 1128달러를 보태 LPGA 투어 역대 네 번째 통산상금 1500만 달러를 돌파(1513만 6133달러)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천재소녀'로 각광 받은 김효주의 재기도 반갑다. 김효주도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2개를 범했지만 버디 8개를 낚아 공동 2위에 올랐다. 특히 전반에는 9홀 중 6홀에서 버디를 낚는 신들린 샷 감각을 과시했다. 사흘내내 평균 27개의 퍼트를 했는데, 2라운드에서는 단 한 번도 그린을 놓치지 않았다. 3라운드에서는 13번의 드라이버 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는 등 '교과서 스윙'을 완벽하게 회복했다는 것을 알렸다.

부상과 슬럼프 등으로 고전하던 김효주는 올해만 6차례 '톱10'에 진입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6위, 세 번째 메이저대회이자 직전 대회였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메이저퀸 재등극 가능성도 엿보였다. 김효주도 박인비와 함께 2주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려 자신감도 크게 회복했다.

박성현의 화려한 재기와 더불어 '여제'들의 귀환은 태극낭자들의 LPGA투어 정복에 더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