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이 나와도 너무 많이 나온다. 이래저래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그야말로 홈런시대다. 이대로라면 올시즌 리그 전체 홈런 숫자는 6618개에 달하게 된다. 2017시즌 역대 최다였던 6105개보다 500개 이상의 홈런이 터질 전망이다. 40홈런 이상 타자만 21명에 이를 전망이며 지난해 3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MVP를 수상했던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6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타자의 기량 향상으로 이뤄진 자연적인 현상이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투수들은 물론 타자들도 공의 변화를 체감하고 지적한다. 지난 4월 27일 끝내기 홈런을 친 휴스턴의 토니 켐프는 "전혀 홈런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홈런이 됐다. 내 자신에게 너무 놀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6월 2일 홈런을 기록한 LA 다저스의 데이비드 프리스 또한 "도대체 이게 어떻게 홈런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이 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것을 믿지 못했다.
투수들도 의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메츠 선발투수 노아 신더가드는 "올시즌 공은 얼음 덩어리를 던지는 느낌이다"고 했고 워싱턴 마무리투수 션 두리틀은 "공이 너무 매끄럽다. 그 동안 수많은 공을 던졌지만 이런 공은 처음 던져본다. 이전의 공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자세히 말하면 실밥이 낮아지고 넓어졌다. 그러면서 공의 회전도 바뀌었다"고 올시즌 공인구를 설명했다.
그러자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과학적으로 공인구의 차이를 분석했다. 2014시즌부터 올시즌까지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실험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각 시즌 공인구의 차이를 실험한 결과 투수들의 증언과 어느정도 일치했다. 올 시즌 공인구는 이전보다 실밥의 높이가 낮아졌다. 최소 0.2㎜에서 최대 0.4㎜로 측정됐다. 지난해의 경우 공인구 실밥의 높이 범주가 0.45㎜에서 0.65㎜였다. 지금 공은 21세기 들어 가장 실밥의 높이가 낮은 공이었다. 실밥이 낮다보니 투수들이 공을 던질 때의 느낌도 다를 수밖에 없다. 회전수가 줄어들고 공의 무브먼트 또한 이전과 달라지는 게 당연하다. 공 가죽 재질도 보다 부드러워졌다. 경사면을 설치하고 공들의 표면을 잘라내 떨어뜨린 결과 올시즌 공인구의 가죽 재질이 가장 부드러운 것으로 드러났다. 덧붙여 올시즌 공인구는 그 어느 때보다 원에 가까웠다. 지름 크기만 놓고 보면 가장 컸지만 가장 동그랗게 공이 제작되면서 투수들이 체감하는 공의 크기는 작을만 했다.
결론적으로 올시즌 공인구는 투수에게 익숙치 않을 뿐더러 실밥과 가죽의 차이로 인해 회전도 덜 형성된다. 보다 원에 가까워지면서 타격시 비거리도 늘어났다.?
디 애슬레틱은 "올시즌 공인구는 여러가지 요인을 통해 더 멀리 날아갈 수밖에 없다. 홈런 급증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시즌 끝까지 홈런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