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스타 게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쌓은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사이영상'이라는 또 하나의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한다.
다저스는 12일부터 펜웨이 파크에서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3연전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다저스는 전반기 막판 워커 뷸러-류현진-클레이턴 커쇼-마에다 겐타-로스 스트리플링 순서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이 순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커쇼, 뷸러가 모두 9일 열린 올스타 게임에 등판해 1이닝씩 던졌기 때문이다.
올스타 게임 1이닝 투구를 선발 등판일 사이에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불펜 피칭 개념으로 생각하면 세 선수 중 누구나 12일 보스턴과의 1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이 현재 팀내의 에이스를 맡고 있는만큼 로테이션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이고 그의 루틴 대로 나흘 휴식하고 오는 14일 보스턴과의 3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에게는 악연으로 얽힌 보스턴에 설욕할 기회가 찾아왔다. 류현진은 2013년 8월 24일 보스턴을 홈에서 만나 1회에만 4점을 내주는 등 5이닝 5피안타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한국인 선수 최초의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이라는 이정표에 흠집을 남긴 구단도 바로 보스턴이다. 류현진은 작년 펜웨이 파크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회 2사까지 1점으로 보스턴 타선을 잘 묶었다. 하지만 이후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루 위기를 맞이하고는 마운드를 라이언 매드슨에게 넘겼다. 그리고 매드슨이 류현진의 책임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바람에 자책점 4점과 함께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다저스가 보스턴에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우승 트로피를 내주면서 6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류현진에게 복수의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류현진에게 있어 이번 펜웨이파크 등판은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을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달라진 자신을 증명할 기회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올해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리그를 평정했다. 내셔널 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유일하게 1점대로 전반기를 마쳤다.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데다 최고의 투수에게만 부여되는 올스타 게임 선발 투수의 영예까지 차지했다.
류현진은 이제 사이영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해야 한다. 그러려면 후반기 첫 등판인 보스턴과의 경기가 아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