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셰필드전서 감아차기 슛으로 골
리그 16호 … 2년 연속 '10-10클럽' 가입
한 시즌 최다 21골 타이… 토트넘 4-0 승
SON "지난 경기 스스로 실망하고 분해
무리뉴 퇴임 책임 느껴… 좋은 관계 유지"
"스스로 매우 실망했고 분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골문을 저격한 손흥민(29.토트넘)이 최근 카바라오컵 결승전 패배 직후 흘린 눈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개러스 베일의 '해트트릭 쇼'를 묶은 토트넘은 셰필드를 4-0으로 눌렀다. 승점 56을 기록한 토트넘은 리그 잔여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첼시(승점 61)와 승점 격차를 5로 줄였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역습 기회에서 재빠른 침투 패스로 베일의 득점을 도왔다. EPL 10호이자 시즌 17호 도움. 이어 3-0으로 앞선 후반 32분 팀의 네 번째 골을 책임졌다. 스티븐 베르바인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셰필드 수비수를 제친 뒤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EPL 16호이자 시즌 21호 골(리그컵 1골.유로파리그 4골).
손흥민은 이날 골과 도움을 1개씩 추가하면서 2년 연속으로 한 시즌 EPL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또 지난 2016~2017시즌 달성한 아시아 유럽파 한 시즌 최다 골(21골)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을 비롯해 공동취재단과 인터뷰에서 "많은 동료의 도움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이보다 지금은 팀에 더 신경 쓰고 싶다. 팀이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전 패배 직후 닭똥 같은 눈물을 보인 손흥민이다. 유럽 커리어에서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그는 경기가 열린 '축구 성지'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첫 정상 등극을 그렸으나 고개를 떨어뜨렸다. 시종일관 맨시티의 빠르고 조직적인 빌드업에 토트넘이 밀렸고, 후반 37분 프리킥 상황에서 아이메릭 라포르테에게 헤딩 결승골을 허용했다.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인 손흥민의 모습을 화제였다. 이전에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또는 국가대표 주요 경기에서 패한 뒤 울었던 그는 유독 이날 오래 눈물을 보였다. 베일 등 토트넘 동료는 물론 카일 워커, 케빈 데 브라위너 등 맨시티 선수도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손흥민은 "워낙 경기에서 지는 걸 싫어한다. (카라바오컵 결승은) 아쉬운 경기였다. 우리의 실수로 지지 않았느냐. 그래서 실망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내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것에 "스스로 실망했고 분했다. 가장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이기에 그런 감정이 더 섞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 시즌 남은 목표인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 확보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EPL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좋은 마음가짐과 정신력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며 "다른 팀을 신경 쓰기보다 우리 할 것을 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주제 무리뉴 감독이 물러난 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거들었다. 손흥민은 "어느 직업이든 누군가 (안 좋은 일로) 물러나면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축구하면서 늘 발생하는 일이지 않느냐"며 "나와 무리뉴 감독은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를 보내는 건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다만 선수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라이언 메이슨 대행 체제로) 감독이 바뀌었지만 선수 모두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런던 | 장영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