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 팀 내 5위… 감독 '기동력 야구'에 힘 실어

샌디에고 구단이 김하성에게 4년 2800만 달러를 투자한 배경은 KBO리그에서의 트랙 레코드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눈에 띄는 뚜렷한 기록을 '트랙 레코드'라고 한다. 2020시즌에만 타율 0.306 홈런 30 타점 109 도루 23개를 기록했다. 10일 현재 타율 0.208 홈런 3 타점 18 출루율 0.266 장타율 0.340 OPS 0.606으로 매우 저조하다. 
그러나 제이시 팅글러 감독은 꾸준하게 기용하고 있다. 내야수를 비롯해 경기 후반 대타로 출장해 타격감을 유지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개런티 2800만 달러 계약의 힘이다. 단기 계약을 맺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10일 시카고 컵스와의 낮경기에 스타팅에서는 빠졌다. 팅글러 감독으로서는 1승1패 후 러버매치인 터라 베스트 라인업으로 맞섰다. 올해 컵스에게는 원정에서 3연전을 스윕당한 적이 있다. 
김하성의 타격이 50경기를 넘게 치른 현재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의 파이팅넘치는 허슬플레이와 팀공헌도는 가볍게 볼 수가 없다. 좌익수 토미 탬과의 충돌로 다음 경기 결장이 예상됐으나 스타팅으로 출전한 것만으로도 젊은 패기는 코칭스태프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샌디에고 밸리스포츠 해설자 마크 그랜트도 김하성의 플레이에는 칭찬 일색이다. 
팀공헌도는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로 알 수 있다. 샌디에고에서 WAR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가 뭐래도 파이브툴 플레이어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이날 현재 2.8이다. 그 뒤를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부상자명단)이 2.1로 공동 2위다. 4위는 3루수 매니 마차도 1.6이다. 김하성은 1.1로 5위에 당당히 랭크돼 있다. WAR는 공수주가 다 포함된다. 
또 하나 기록의 특징은 타점이다. 거의 멘도사라인 급의 저조한 타율이지만 타점은 18개로 팀내 공동 7위다. 주로 테이블세터로 나서는 크로넨워스도 18개다. 멘도사라인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낮은 선수를 말한다. 유격수 마리오 멘도사에서 유래됐다. 
게다가 샌디에고 제이시 팅글러 감독은 '스몰볼'로 통하는 기동력 야구를 선호한다. 샌디에고는 64개의 도루로 MLB 전체 1위다. 2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43개로 20개 이상 차이가 난다. 김하성은 도루 5개로 감독이 기동력 야구를 펼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원 가운데 하나다.  김하성이 2021시즌 현재 MLB에 연착륙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팀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금같은 존재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LA | 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