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스타 영탁을 둘러싼 음원사재기 의혹이 2년간의 논란 끝에 결국 사실로 밝혀졌지만 찝찝한 뒷맛이 남았다.

시원한 해명 없이 논란을 덮기만 했던 회사와 영탁이 과연 이런 상황을 정말 몰랐을까 라는 부분 때문이다.

지난 1일 음원사재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온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대표 이 모씨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논란이 제기된 시점으로부터 약 2년여만이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4일 이 씨는 직접 사과문을 올리고 "우려와 걱정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 개인적인 욕심에 잠시 이성을 잃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 건은 제가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가수는 음악적인 부분과 스케줄을 제외한 회사의 업무 진행방식에 관여할 수 없던 상황이다. 아티스트에게 누를 끼쳐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영탁의 인지 여부에 선을 그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이 방송되며 영탁이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지난해 2월, 처음 음원사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영탁의 소속사는 한 달만에야 "사실이 아니다"라는 지각 입장을 내놨다.

당시 영탁도 팬카페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저는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었고, 누구보다 정직하게 열심히 음악을 해왔다는 것을 제 주변 모든 방송관계자들과 지인들이 보증할 것이다"라며 에둘러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해명은 해명인데 뭔가 시원치 못한 해명이었다. 결국 2년만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 "모두 사실이다"라 바뀌었지만, 정작 이에 대한 진짜 해명은 대표만 했다. 4일 영탁의 SNS에는 자신이 작업에 참여한 아스트로 MJ 홍보영상만 올라와 있다.

영탁은 올해 7월에도 논란에 휩싸였다. 영탁막걸리를 생산했던 예천양조와의 상표권 분쟁이었다. '미스터트롯' 경연 당시 영탁이 '막걸리 한잔'으로 인기를 끌자 예천양조는 영탁과 모델계약을 맺고 영탁의 이름을 딴 막걸리를 출시했다.

하지만 양측의 인연은 1년만인 올해 7월 종료됐다. 이후 업체는 "영탁 측에서 총 150억원의 상표 관련 현금과 회사 지분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뒤이어 영탁의 가족들이 회사 측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폭로도 터져나왔다.

자신의 가족이 개입된 논란이었음에도 정작 영탁은 침묵했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는 예천양조를 공갈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영탁은 꽃길만 걷는데 소속사는 연일 고군분투다.

영탁은 긴 무명생활을 딛고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 가수 개인의 노력이야 이루말할 수 없었겠지만, 그의 그림자가 되어준 소속사 구성원들이 흘린 땀도 컸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지금의 영탁은 번잡한 일들에는 귀를 막은 채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의 꿀같은 얘기만 들으려는 것같다. 가수로서의 그의 외피는 2년전보다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가수로서 성장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선한 영향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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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영탁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