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를 넘은 악플, 협박, 그리고 스토킹으로 고통받고 있는 스타들이 이에 공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네티즌 A씨는 방송인 홍석천에게 고양이 SNS 팔로우 부탁을 거절 당했다는 이유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8일 홍석천은 자신의 SNS를 통해 A씨에게 악플 및 문자 테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그의 SNS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고양이 계정 팔로우 요청을 거절하자 문자 폭탄과 위선자, 고양이 혐오, 강제 아웃팅 등의 기사를 쓰게 해 나락으로 보내겠다며 악플을 달며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해당 SNS를 본 클릭비 김상혁은 “허위로 남 인생 망가트리려면 니 인생도 걸어라. 개X아. 형 힘내요”라고 응원하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A씨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자신의 SNS에 “민사소송으로 모욕죄 합의금 아주 많이 받겠다. 쌍욕하신 분들 많을 거 같은데 캡처해서 제보해주시면 고소 승소 후 위자료 반을 나눠드리겠다”고 게시글을 올렸다.

도 넘은 악플 세례로 괴롭힘 당하는 유명인들이 공개적으로 악플러의 아이디를 노출 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배우 신지수는 자신의 SNS에 달린 악플 댓글을 캡쳐한 후 되묻는 질문과 함께 게시했다. 배우 이유비도 악플을 고정 댓글로 상단에 노출 시키며 “할 짓 없어요? 가서 본인 인생 좀 사세여. 항상 파이팅!”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뿐만 아니라 배우 김의성도 악플러가 보낸 DM을 공개하며 “쓰레기 디엠 보내는 사람들에게 ‘네가 몰래 보낸 똥이 사람들 앞에 전시될 수도 있어’라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악플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악플을 단 사람에겐 가볍게 던지면 그만인 발언일 수 있어도 악플의 무게감을 견뎌야 하는 이들, 특히 유명인은 이유없이 받는 비난에 정신이 피폐해진다. 연예 기획사들도 악플에 대해 선처없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악플러들에게 가벼운 처벌로 끝나는 선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21일 가수 아이유와 배우 신세경의 소속사인 이담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악플러들이 선처나 합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그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할 것”이라고 알렸다. 소속사에서 강경 대응을 하는 이유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보호하기 위함도 있지만 악플러에게 악플의 무게를 제대로 알려주고 악플이라는 악습을 끊어내기 위함도 있다.

얼굴이 널리 알려진 연예인들은 악플과 악성루머 유포는 물론, 협박에 스토킹 피해까지 받으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 달 27일 가수 겸 배우 비와 배우 김태희 부부의 집을 2년 전부터 여러 차례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 40대 여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비의 소속사 측은 지난 2020년 10월에 사생활 침해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며 CCTV 캡처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배우 곽진영도 4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스토킹에 시달려왔다. 그는 지난 1월 1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해 스토킹 사실을 밝혔다. 해당 스토킹범은 곽진영에게 전화와 문자를 차단당하자 1원씩 계좌 이체까지 하며 협박과 비방 메세지를 보냈다. 또 집과 운영하는 가게 앞으로 찾아와 소란도 일으켰다. 피해자인 곽진영은 스토킹에 시달리며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에 매번 고통 받으며 보복을 두려워 하고 있다. 스토킹 당하는 이들은 항상 언제 또 자신의 사생활이 무너질지 두려워하며 잘못을 한 가해자보다 더 숨어서 지낸다.

연예계는 이미 악플 및 악성 루머로 인해 소중한 이들을 잃은 경험을 많이 했다. 지난 2019년 설리와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유독 빛나던, 그래서 눈에 띄었던 이들에게 악플러들은 그들을 상대로 이유도 근거도 없는 모진 말들을 쏟아냈다. 결국 악플러들은 익명성에 기대어 가볍게 던진 돌로 서서히 이들을 죽였다. 최근에도 배구 선수 김인혁, BJ 잼미까지 끊임없는 악플과 루머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했다.

연예인들과 기획사들은 최근 들어 악플을 비롯해 허위사실 유포 등 사생활 침해성 위협에 공개적으로 강경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털사이트도 악플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연예 뉴스 및 스포츠 뉴스의 댓글을 폐지했고, 네이버는 악성 댓글을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뉴스 댓글 작성자의 댓글 활동 이력을 공개하고 닉네임을 공개하는 등 댓글 이력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스타와 기획사들의 강경대응과 포털의 노력에도 사실상 악플이나 악성 루머 등은 급격히 줄거나 사라지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폭로, SNS 등을 통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상 명예훼손 절차를 간소화하고 악플러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여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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