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힙한 K-할머니가 맹활약 중이다. 연기 경력 65년 차에 접어든 국내 현역 최고령 여배우 김영옥(85)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은 아직 많이 남았다.

김영옥은 최근 영화, 예능, 드라마까지 안 보이는 데가 없는, 국내에서 가장 핫한 할머니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뜨거운 씽어즈’에 합창단으로 참여하며 연륜으로 감동을 전하는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팩폭’으로 화끈한 입담을 자랑하는 예능에도 출연하고 있다. 또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잡은 KBS2 주말극 ‘신사와 아가씨’에도 출연하고 있으며, 오는 4월 개봉 예정인 영화 ‘우리 엄마를 부탁해’에서 주연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배우조합상에 이어 크리틱스초이스의 2관왕을 차지하며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에서 이정재의 어머니 오말순으로 분했던 김영옥은 ‘국민 할머니’로 불릴 만큼 많은 드라마에서 조연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연기를 선보여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시청률 38.2%를 기록한 ‘신사와 아가씨’에서도 아들 밖에 모르는 욕심꾸러기 할머니 ‘신달래’로 등장한다. 30대부터 할머니 역을 맡아 국내 할머니란 할머니는 다 맡아본 것 같은 김영옥은 지금까지 해온 드라마만 86편에 이른다. 19살부터 연기를 시작해 성우를 거쳐 영화, 드라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력을 펼쳐오며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구축했다. 곧 개봉 예정인 ‘우리 엄마를 부탁해’에선 85세 대구의 꼬장 할매인 정말임 역으로 스크린을 찾아온다.

김영옥은 지난 14일 첫 방송한 ‘뜨거운 씽어즈’(이하 ‘뜨싱즈’)에서 시니어 합창단으로 노래에 도전하고 있다. 인간 김영옥을 뮤즈로 기획하기 시작했다는 ‘뜨씽즈’ 1화에서 임형주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불렀다. 무대 중간 실수했다며 웃는 농담도 전했지만 보는 이들의 눈에는 이미 감동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에 노래마저 연기같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옥은 연기라는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이의 감성은 어떤 분야에서든 감동을 전하는 힘이 있음을 느끼게 해줬다.

깊은 감동이 전해지는 연기와 노래 뿐만 아니라 힙한 할머니로도 활약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방송된 JTBC ‘힙합의 민족’에서 랩에 도전해 힙합계에서 가장 유명한 래퍼 중 한 명인 ‘에미넴’의 이름을 본 따서 만든 ‘할미넴’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화끈한 성격과 유쾌한 팩폭으로 랩 가사를 직접 작사하며 래퍼로서 활약한 데 이어 현재 방영 중인 채널S 예능 ‘진격의 할매’에선 솔직한 성격으로 진심어린 조언과 함께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하며 후배들의 인생 고민상담을 해주고 있다.

화끈하고도 솔직한 성격과 따듯한 마음을 지닌 김영옥은 연기 뿐만 아니라 예능, 힙합, 합창 등 다양한 분야에 꾸준히 활동을 하며 대중에게 ‘국민 할머니’로 각인됐다.때론 요즘 세대보다도 더 힙하고, 때론 깊은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노련하고도 진한 감동을 전하는 김영옥의 어떤 도전에도 물음표를 던지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한계를 모르는 K-할머니 김영옥의 활동은 앞으로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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