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유명배우 윌 스미스(53)가 전세계에 생중계된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도중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한 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간한 자서전과 다큐멘터리에서 고백했던 정신건강 문제가 돌출된 것 아닌가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킹 리차드’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윌 스미스는 앞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자로 나온 크리스 록을 폭행하며 영광과 구설을 동시에 안게 됐다.

탈모증에 걸린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에게 록이 “제이다 사랑해요. G.I. 제인도 당신을 몹시 기다릴 거예요”라며 질병을 농담의 소재로 사용한 게 문제였다. 그렇다고 해서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아내 제이다의 썩소를 유발한 농담을 들은 윌은 당시 가차 없이 무대로 난입해 록의 뺨을 올려 붙였고, 현장에 있는 배우와 스태프들은 물론 전세계 시청자들도 크게 놀랐다. 이 와중에 록은 침착하게 웃음을 잃지 않으며 상황을 수습했다.

상황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눈물을 흘리며 “아카데미에 사과하고 싶다. 동료 후보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는 말로 에둘러 폭행 사건을 사과했지만 정작 뺨을 맞은 크리스 록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뜻밖의 장면을 송출하게 된 아카데미 측은 시상식 직후 공식 SNS에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LA경찰청은 “오스카 시상식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을 알고 있으나, 피해 당사자가 경찰 신고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윌 스미스가 공개석상에서 갑자기 폭력을 휘두르고, 얼마 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등 급격한 감정변화를 생중계 하면서 그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윌 스미스는 지난해 연말 출간된 자전적 에세이 ‘윌’에서 “배우자와 다른 사람의 불륜을 허용한다”며 개방적 부부관계를 고백하는가 하면,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지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공개된 6부작 유튜브 다큐멘터리 ‘내 인생 최고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20주 동안 20파운드(약 9kg)를 감량했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 속 무언가를 발견했고 심각한 자살 충동을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윌 스미스는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맨인블랙’ 시리즈를 비롯해 ‘인디펜던스 데이’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미스터 하치’ ‘나는 전설이다’ ‘나쁜녀석들’, ‘알라딘’ 등에 출연한 가장 인기있는 흑인배우 중 하나다.

2018년 포브스 기준 윌 스밋스의 총 재산은 3360억원으로 현실판 ‘지니’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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