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또다른 ‘봄날’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0일 데뷔 9년의 역사를 담은 앤솔러지(선집) 앨범 ‘프루프’(Proof)를 발매했다. 한국어 가사로 된 앨범으로는 2020년 11월에 발매한 미니앨범 ‘비(BE)’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을 통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다음 도약을 위한 숨르기에 들어갔다.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은 미디움 템포의 얼터너티브 힙합 장르로, 200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작곡 방식을 활용했다. ‘봄날’, ‘친구’, ‘00:00 (Zero O‘Clock)’ 등을 작곡, 작사한 피독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피독을 필두로 방탄소년단의 래퍼 라인인 RM, 슈가, 제이홉도 직접 참여했다. 방탄소년단 특유의 따듯한 감성과 풍성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가사에는 방탄소년단이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던져온 질문에 대한 그들만의 답이 담겨있다.

‘ My moment is yet to com/당신은 꿈꾸는가/그 길의 끝은 무엇일까/Moment is yet to come(yeah)/모두가 숨죽인 밤/우린 발을 멈추지 않아’, ‘We‘ll be singn’ till the morn/그날을 향해/더 우리답게’.

자신이 걷고있는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답게 계속해서 걸어가겠다는 가사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뮤직비디오에는 사막을 배경으로 오롯이 방탄소년단만 등장한다.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바다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인트로는 수록곡 ‘바다’를 연상케 한다. 뿐만 아니라 ‘런(RUN)’의 트럭, ‘피땀눈물’의 동상, ‘봄날’의 회전목마와 열차 등 과거의 오브제들이 구현됐다.

후반쯤엔 방탄소년단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을 떠오르게 하는 노란 버스가 등장한다. 멤버들은 버스를 향해 뛰어가며 이들이 음악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9년 간의 행보와 음악 정체성은 늘 한결같았음을 느끼게 한다.

타이틀곡 ‘옛 투 컴’에는 방탄소년단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그보다 더 찬란할 앞날을 기약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Was it honestly yhe best/Cause I just wanna see the next/부지런히 지나온/어제들 속에/참 아름답게’, ‘Yeah the past was honestly the best/But my best is what comes next/I‘m not playin’ nah for sure/그날을 향해/숨이 벅차게’.

‘당신과 나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들의 메시지는 언젠가 찾아올 봄날을 향해 달려갈 힘을 준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으로 또 다시 최초 기록을 줄세웠다. ‘옛 투 컴’은 국내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서 차트 개편 이후 최초로 1위진입에 성공했다. 한터 차트에 따르면 ‘프루프’ 앨범은 발매 단 하루 만에 판매량 215만장을 돌파했다. 앨범 발매 당일 더블밀리언셀러를 달성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프루프’에는 방탄소년단의 자부심이 담겨있다. 그 자부심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가 빠질 수 없다.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이 달려올 수 있었던 데에는 아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탄소년단은 또 다시 꿈을 향해 달릴 준비를 마쳤다.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아미들과 함께 이들이 그려낼 이야기는 모두가 기대케 한다.

정덕현 평론가는 이번 앨범에 대해 “상당히 힘을 뺀 앨범이다. 이미 최정상을 찍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나은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수도 있는데 여유를 보여줬다. 특히 ‘변화는 했지만 변함은 없다’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음악이 좋아서 했던 것처럼 지금 하던대로 하겠다는 의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방탄소년단의 행보를 잘 이야기해준 것 같다. 대중성이나 아티스트 색을 보여주고자 힘 주지 않고, 이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여유가 느껴진다”고 덧붙엿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이번 앨범을 통해 아미가 아닌 다른 이들도 방탄소년단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에서 시작해 월드 스타의 자리까지 오른 방탄소년단의 성장 과정들이 하나의 음반에 잘 정리됐다”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과거를 교훈 삼아 다음을 준비하는 방탄소년단의 다짐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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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빅히트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