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6㎞ 강속구 던졌지만 제구 난조…"오늘처럼 던지면 미국 가지 못할 것"

"내 가치 떨어진 것 같아…생각해 봐야 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초고교급 우완 투수 심준석(18·덕수고)이 8월 중순까지 미국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심준석은 20일 서울시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장충고와 16강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오늘처럼 던진다면 미국에 가지 못할 것"이라며 "오늘 경기로 인해 내 가치가 떨어진 것 같다.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진출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다음 대회(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까지는 고민을 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결정하겠다.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대통령배 대회는 8월 1일부터 13일까지 열리고 프로야구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9월 15일 전면 드래프트로 열린다.

이날 심준석은 자신의 말처럼 다소 아쉬운 결과를 냈다.

최고 구속 156㎞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를 노출하며 무너졌다.

선발 등판한 심준석은 2⅔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주고 3실점 했다. 삼진을 3개를 잡았다.

그는 1회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우익수 권현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2실점 했고, 3회에는 정원식에게 볼넷을 내주는 과정에서 포수의 키를 넘기는 폭투를 범하는 등 크게 흔들렸다.

그는 2사 2루 위기에서 김준엽에게 우익수 뒤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내준 뒤 강판했다.

심준석이 무너진 덕수고는 장충고에 0-11, 7회 콜드게임으로 패했다.

심준석은 "아픈 곳은 없지만,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며 "마음이 급해서 아쉬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부진했지만, 심준석은 자타공인 고교 최고 투수다.

시속 150㎞대 중후반의 빠른 공은 프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준석이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면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1순위 지명권은 한화 이글스, 2순위 지명권은 KIA 타이거즈가 갖고 있다.

이날 목동구장엔 심준석 등 주요 선수를 지켜보기 위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다수 구단 스카우트가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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