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수십 년간 자신의 연주비 21억원을 횡령했다고 처제인 배우 윤정희의 동생을 고소했지만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의 첫째 동생 손미애씨를 최근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앞서 백건우는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부터 처제인 손씨에게 국내 연주료 관리를 맡겼는데 손씨가 잔고 내역을 속이며 연주료 21억원을 무단인출했다”고 주장했다. 백건우가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바꾼 2019년 3월까지 손씨의 횡령이 계속됐다는 게 백건우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윤정희의 동생들은 “백건우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거짓으로 재산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도 백건우 측이 제출한 은행 계좌 거래내역 등을 들여다본 결과 손씨의 횡령 혐의가 소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 측은 백건우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맞고소한 상태로, 이 사건은 경찰 조사중이다.

백건우와 윤정희의 동생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윤정희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윤정희 동생들은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윤정희가 프랑스에 방치돼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백건우는 윤정희의 후견인 선임과 관련한 분쟁이 2019년 프랑스 법원에서 시작돼 동생들이 최종 패소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프랑스 법원에 이어 서울가정법원도 지난 3월 백건우의 딸 백진희씨를 윤정희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했으나 윤정희 동생 측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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