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TV 방송 첫 주요 배역, 흑인 여배우 위상 높여

[미국]

할리우드에서 인종차별이 완연했던 1960년대 인기 고전 TV 시리즈 '스타트렉'에 출연해 흑인 여배우의 위상을 정립한 니셸 니콜스가 지난달 30일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9세.

니콜스는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우주선 USS 엔터프라이즈호의 통신장교인 이오타 우후라 중위 역할을 맡았다. 1966년 미국 NBC 방송이 황금시간대에 처음 스타트렉을 방영할 때만 해도 흑인 여배우가 주요 배역을 맡은 전례가 없었다. 이전에도 흑인 여성이 TV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하녀나 가사 도우미 등 비중이 미미한 단역에만 머물렀다.

이에 반해 스타트렉에서 니콜스가 맡은 우후라는 다양한 인종이 승선한 우주선에서 당당히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흑인 여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깼다.

1968년 4월 암살당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생전 "흑인 여성이 TV 역사상 처음으로 판에 박히지 않은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고인은 2012년 백악관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접견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은 5살 때 그녀의 팬이 됐다고 칭송했다.

니콜스는 또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 역할을 맡은 캐나다 출신 백인 배우 윌리엄 섀트너와 키스신을 찍어 화제가 됐는데 그녀는 미국 TV에서 인종이 다른 배우들끼리 나눈 역사적 키스 신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됐다.

니콜스는 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여성 우주비행사인 샐리 라이드와 쥬디스 레스닉, 첫 흑인 우주비행사인 기온 블루포드 등을 선발하는 데에도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