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에 이어 블랙핑크(BLACKPINK)까지, K팝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미국 ‘2022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s)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팝의 본고장에서 K팝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푸르덴셜센터에서 열린 ‘MTV VMAs’에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무대에 오른데 이어 ‘베스트 K팝’과 올해부터 새롭게 신설된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 등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이들은 ‘올해의 그룹’과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블랙핑크), ‘베스트 K팝’(리사의 ‘라리사’)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블랙핑크는 2020년 ‘MTV VMAs’에서 ‘하우 유 라이크 댓’으로 ‘송 오브 더 서머’ 상을 받은 바 있다.

리사는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세븐틴 ‘핫(Hot)’, ITZY ‘로꼬(Loco)’, 스트레이 키즈 ‘매니악’, 트와이스 ‘더 필즈(The Feels)’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베스트 K팝’을 수상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이 상을 받은 것은 리사가 처음이다. 리사는 “솔로 프로젝트에 나서주신 테디 오빠, YG, 그리고 제일 소중한 블링크에게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히며, 지켜보고 있던 블랙핑크 멤버들을 향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우리에게 상을 안겨준 블링크와 MTV VMAs 모두 감사하다. 팬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고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정규 2집 ‘본 핑크’와 월드투어를 통해 팬 여러분께 보답하겠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블랙핑크는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로 ‘MTV VMAs’ 무대에 초청돼 ‘핑크 베놈(Pink Venom)’ 라이브 무대도 꾸몄다. 방탄소년단(BTS)도 2년 전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첫 무대를 이곳에서 펼쳤다. ‘MTV VMAs’에 출연한 걸그룹은 TLC, 스파이스걸스, 피프스 하모니에 이은 네 번째다.

블랙에 핑크로 포인트를 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 블랙핑크는 송곳니에서 분홍색 독 한 방울이 떨어져 바닥에 퍼지는 연출로 시작됐다.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와 함께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으로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현장에서 지켜보던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등 해외 아티스트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관객 중에는 블랙핑크 공식 팬덤인 ‘블링크’의 응원봉도 눈에 띄었다.

이날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주요 부문인 ‘올해의 그룹(Group of the Year)’ 부문에서 시티걸스, 푸 파이터스, 실크 소닉 등 쟁쟁한 뮤지션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며 ‘MTV VMAs’에서 4년 연속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앞서 이들은 ‘올해의 그룹’,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마인크래프트’ 공연), ‘베스트 시각효과’(콜드플레이와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 ‘베스트 K팝’(‘옛 투 컴’), ‘베스트 안무’(‘퍼미션 투 댄스’), ‘송 오브 서머’(찰리푸스와 정국 협업곡 ‘레프트 앤 라이트’)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MTV VMAs’에서 수상했다. 2019년에는 ‘베스트 그룹(현 올해의 그룹)’과 ‘베스트 K팝’ 2개 부문을 수상했고, 2020년에는 ‘베스트 팝’ ‘베스트 K팝’ ‘베스트 안무’ ‘베스트 그룹’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올해의 그룹상’과 ‘베스트 K팝’상을 수상하며 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 릴 나스 엑스(Lil Nas X) 등과 함께 ‘2021 MTV VMAs’ 공동 최다관왕이 된 바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올해의 그룹’ 부문에 나란히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K팝 대표 그룹다운 위상을 증명해냈다는 평을 얻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6월 10일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의 타이틀곡 ‘옛 투 컴(Yet To Come)’은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에 올랐다. 1년10개월만에 돌아온 블랙핑크는 최근 정규 2집 앨범 ‘본 핑크(BORN PINK)’의 선공개곡 ‘핑크 베놈’으로 각종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핑크 베놈’으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톱 송 글로벌 주간 차트서 K팝 역대 최고 순위인 2위에 오르고, 정규 2집은 선주문량 200만장을 넘으며 K팝 걸그룹으로선 최초의 더블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두 그룹뿐만 아니라 세븐틴도 ‘베스트 뉴 아티스트’,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록 위드 유’) ‘베스트 K팝’(‘핫’)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상을 수상하며 처음으로 ‘MTV VMAs’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트와이스와 ITZY, 스트레이 키즈도 각각 ‘더 필즈’와 ‘로꼬’, ‘매니악’으로 ‘베스트 K팝’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K팝의 글로벌한 위상을 재확인했다.

한편 1987년부터 시작된 ‘MTV VMAs’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더불어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MTV가 개최하는 4대 음악 시상식으로, 최고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를 비롯해 약 20개 부문에서 상을 수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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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MTV,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