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만에 이혼소식을 전했던 강유미가 두달만에 이혼 브이로그를 통해 덤덤한 심경을 알렸다.

지난 2019년 8월 일반인 남성과 결혼한 강유미는 올초 합의이혼에 이르렀다. 두 사람의 이혼은 지난 7월 뒤늦게 알려졌다.

강유미는 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에 올린 ‘돌싱 브이로그’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인듯 허구인듯 상황과 마음을 녹여낸 영상을 게재했다.

‘이혼한 40세 회사원 강유미’라는 설정의 화장품 PPL 영상이었지만 언뜻언뜻 본인의 감정을 담아낸 듯한 내용으로 웃프게 전개된다.

강유미는 “나는 회사원 강유미 40살, 이혼한지 어느새 6개월이 되어간다. 엄마에게 어쩌다가 이혼을 고백해버렸다. 좀더 버티려고 했는데”라며 영상을 시작했다.

커피를 마시고, 채식요리를 하는 일상 영상과 함께 내레이션이 이어졌다.

그는 “자책 반 원망 반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없으면 죽을 것 같더니 그런 시간도 지나가고, 옛말에 양념반 후라이드반이라고 하듯이 세상 모든 일에는 정말 장단점이 반반이라는 걸 실감해간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살 때의 즐거움이 사라졌지만, 함께 살 때의 고통도 같이 사라졌다. 함께 밥먹을 파트너가 사라졌지만 놓고 살던 채식을 다시 시작했다. 전남편 취향의 꽉 찬 인테리어는 내 스타일대로 휑하고 궁상맞아졌다. 그 사람 물건들이 사라진 자리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채워졌다”고 말했다.

또 “아플 때 병원에 데려다줄 사람이 없어졌지만, 그 사람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없어졌다. 매사에 별난 나와 함께 해주던 사람이 사라졌지만 그런 나를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사라졌다”라고 고백했다.

영상에는 이혼하고 처음 맞는 추석, 여러가지 부모 선물을 챙긴 채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원래 우리는 성격 차이가 심했다. 결혼에 대한 확신이 반반이었는데, 나이로 인한 조바심 반 사랑반으로 흐린 눈이 되어서 식을 올렸다. 쉽지않은 게 결혼인 줄도 알고 꽤 딴에는 조심성을 가지고 임한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지금 생각해 보니 남들 인정과 시선에 부합하고 싶은 결핍과 욕망에만 휘둘린 철딱서니 없는 애였다”고 말했다.

혼자서 짬짜면을 먹은 그는 “원래 매년 나 혼자 오던 친정집인데 다시 혼자가 된 것같지가 않고 왜 반쪽이 돼버린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다들 뭔가 지쳐보이는 건 내 기분탓일까”라고 고백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많은 커플들과 똑같은 과정을 밟았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많은 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인 척했다. 그러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어느새 점점 서로가 받을 것만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 더 많이 손해 보는 것은 뺏기는 기분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요리도 반반, 청소도 반반, 데이트 비용도 반반. 그래도 좋았던 기억이 너무 많다. 보고 싶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아직은 반반이다”라고 말했다.

친구를 만난 그는 “난 진짜 내 밑바닥 구경 원없이 했다. 난 걔나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원망만 했는데, 알고보니 나한테 다 있던 거라고. 내가 나를 몰랐더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어”라고 말했다.

짧은 귀성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그는 “반은 깎여나가고 반은 채워지고 있다. 그 사람에 대한 무분별한 원망은 깎여나가고 내가 몰랐던 나의 부족함과 미성숙함은 조금씩 채워진다”라고 독백했다.

그는 “나에 대해 관계에 대해 세상에 대해 갖고있던 모든 오류들이 와르르 무너진다. 그럴 수록 그리움도 미련도 외로움도 사라진다. 꼭 정육점에 나라는 고기를 내놓고 ‘어떤 남자한테 팔리나 안 팔리나 몇 등급이 매겨질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형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연애 책을 읽어가며 사랑을 찾아 헤맸다. 그러면서도 성격 좋은 척, 당당한 척, 현명한 척 온 갖 척은 다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원하는 행복을 얻지 못했다. 전제부터가 틀렸으니 당연했다. 내 행복을 위해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다는 전제, 내 반쪽과 함께 그 전제를 떠나보내련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게 나라는 고기는 수요도 공급도 없는 존재가 되어 풀밭으로 돌아간다”라고 한 뒤 스스로 “왜 이렇게 잘썼지? 나 책 쓸까”라며 감탄하는 모습으로 영상을 마쳤다. 마지막에는 ‘진정성 반 광고 반, 진심 반 드립 반’이라는 자막이 깔렸다.

강유미의 영상에 팬들은 “아니.. 레알 천재임 진짜ㅋㅋ 그녀의 기획력과 스크립트 글솜씨, 그리고 개그감각에 위로받고 갑니다 ” “세상에...강유미님이야말로 현대 시인이다. 주제 의식은 ‘반반’으로 확실하나, 장르는 희극과 비극을 섞어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색채가 돋보인다” “자기 경험에 기반한 날카로운 통찰력, 놓치지 않는 유머, 알고보니 광고였다는 것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완벽해요”라며 호응했다.

한편 강유미는 구독자 111만명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리뷰, 먹방, 꽁트, 브이로그 등 다양한 영상을 선보이며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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