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공백기를 끝으로 가수 로이킴이 돌아왔다. 여전히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가장 자신있는 ‘음악’으로 그간의 오해와 오명을 씻고 재기할 수 있을까.

로이킴은 지난 25일 네 번째 정규앨범 ‘그리고’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 복귀를 알렸다. 이번 앨범은 로이킴이 지난 2020년 5월 발매한 싱글앨범 ‘살아가는 거야’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보이자, 세 번째 정규앨범 ‘북두칠성’ 이후 약 7년 만에 내놓는 정규 음반이다. 지난해 12월 해병대 만기 전역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기도 하다.

타이틀곡 ‘괜찮을거야’를 비롯해 총 9개 트랙이 수록됐으며, 로이킴이 전곡 작사· 작곡을 맡았다. 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중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자, 스스로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에 우승자로 이름을 알린 로이킴은 이후 ‘봄봄봄’, ‘러브 러브 러브’ ‘그때 헤어지면 돼’, ‘우리 그만하자’ 등의 히트곡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특유의 감성적이고 나긋나긋한 보컬과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에 훈훈한 외모까지 겸비하며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일명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2019년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한 것이다. 불법 촬영된 음란물 영상을 공유· 대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로이킴은 문제가 됐던 단체 채팅방이 아닌 정준영이 포함된 다른 채팅방 멤버였다는 사실이 확인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로이킴은 2020년 6월 해병대에 입대, 지난해 12월 만기 전역했다.

오명은 벗었지만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정준영과 절친한 사이임을 드러내왔기에 정준영이 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며 로이킴 역시 발라더로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게 사실이다.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막연히 후회의 감정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배움을 얻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로이킴은 25일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스스로 억울하고 답답한 부분도 많을 터. 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것 역시 스타로서 로이킴이 짊어져야 할 무게다. 결국 답은 그의 말대로 음악에 있다.

지난 13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선공개곡을 선보였을 당시 로이킴 무대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공백기 동안 묵묵히 창작 활동에 전념한 그가 한층 성장한 음악세계를 기대케 하면서 오는 11월 예정된 콘서트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로이킴은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오랜 공백 이후 긴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대중 앞에 선 로이킴에게 이번 앨범이 가수로서 전환점이 될지는 이제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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