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범수의 아내 이윤진씨가 학생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 남편에 대해 장문의 해명글을 올렸다.

지난 2014년부터 의정부시 신한대 공연예술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는 이범수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 학생들에 대한 차별 및 갑질 폭로가 나오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씨는 16일 자신의 채널에 이범수를 통해 만났던 학부 학생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내 기억과 기록이 모두 다 망상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학생들 혹은 우연히 마주친 학부모님의 눈빛과 진심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앞에선 티없이 밝게 웃고, 뒤에서 익명으로 ‘내 얘기도 아닌 카더라 통신’을 마구잡이로 던져대는 학생들이 두렵다.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오해가 더이상은 온라인상에 퍼지질 않길, 내가 만났던 학생들과 그들의 눈빛까지도 연기가 아니길”이라는 글로 심정을 전했다.

현재 이범수의 상황도 전했다. 그는 “학교에 접수된 1건의 접수를 토대로 현재 교수 이범수는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를 한없이 질책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범수 측은 논란에 대해 법무법인을 통해 “학생들이 무기명으로 작성하는 수업 평가에서 8년간 95~100점을 웃도는 강의 평가 점수를 유지했다. 정해진 진도가 끝나지 않거나 일부 학생 성취도가 부족한 경우, 초과해 늦은 시간까지 책임감있게 수업을 진행한 일이 논란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학생 개개인 일정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점은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이윤진 씨의 글 전문

신한대학교 몽골 봉사를 학생들과 함께 간 기억이 있다. 며칠간의 일정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범수오빠와 학생들과 함께 몽골의 한 학교를 찾아 오래된 벽을 새로 칠하고, 낙후된 시설을 고치는 시간이었다. 즐겁고 의미 있었다.

한 기수의 학과친구들이 단체로 우리집에 놀러온 적도 있다. 요린이인 내가 뭘 대접하기에 학생수가 굉장히 많아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줘 내가 민망해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즐거운 담소를 나눴던 추억이 생생하다.

주말에 아빠가 보강을 가면, 아빠가 보고싶어 아이들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볼 때가 있다. 쉬는 시간 스피커폰으로 학생들과 소을다을이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소을다을이에게 인사를 하는 학생들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 밝음도 모두 진심이었길…

몇년 전, 제자들의 연기가 훌륭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궁금해, 조용히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한 학부모님이 날 알아보시고는 집에서 재배한 채소라며, 철없는 아이인 줄만 알았던 자녀가 멋진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밤낮으로 지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이들과 맛있게 먹으라며 내 손에 채소를 꼬옥 쥐어주셨다. 진심이었다.

오빤 뭘 잘 안 버리는데, 특히 학생들이 준 편지들은 혼자 서재에 앉아 한 자 한 자 읽어보며 뿌듯해한다. 표현을 잘 안하고, 투박한 데가 있지만, 손편지들을 소중히 서랍 안에 넣어두며 굉장히 뿌듯해 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고지식하지만 연기책을 읽고 또 읽으며 수업준비를 하곤 한다.

50:1의 입시경쟁률을 이룬 해에는 교지에 학생기자들이 직접 기사를 낸 적이 있다. 학교도 학생들도 범수오빠도 기뻐했고, 학부장으로서 더 좋은 수업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학교에 시설확충을 위한 건의도 꾸준히 했다.

내 기억과 기록이 모두 다 망상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학생들 혹은 우연히 마주친 학부모님의 눈빛과 진심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다.

학교에 접수된 1 건의 접수를 토대로 현재 교수 이범수는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를 한없이 질책하고 있다.

이쯤되면 상식적으로 학생과 교수가 더이상 한 교실에서 함께 할 수 있을까?
앞에선 티없이 밝게 웃고, 뒤에서 익명으로 ‘내 얘기도 아닌 카더라 통신’을 마구잡이로 던져대는 학생들이 두렵다.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오해가 더이상은 온라인상에 퍼지질 않길, 내가 만났던 학생들과 그들의 눈빛까지도 연기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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