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선수 공개 사과, 물의 일으킨 점 책임 통감
"생각 없이 행동…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중 술집을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SSG 김광현(35) NC 이용찬(34) 두산 정철원(24)이 고개를 숙였다. 김광현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홈 경기에 앞서 공개 사과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이들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먼저 나섰다. 김광현의 의지가 강했다. 당초 이날 선발등판 예정이었지만 백승건으로 갑자기 교체되는 등 포커스가 맞춰졌다.
김광현은 "WBC 기간 음주를 한 선수는 내가 맞다.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팀 (선수)도 엮여 있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늦어졌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야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팬과 선ㄱ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 맏형이어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책임을 통감했다. 사태가 더 확산하기 전에 나서는 게 맞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팀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너무 짧았다.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에 많이 후회하고 있다. 연루된 후배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앞길이 창창한 야구 인생에 내가 낙서를 한 것 같아 미안하다.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폭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술을 마신 시기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김광현은 "궁금한 점이 있겠지만, 현재 KBO 조사가 진행중이다.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다시 한번 야구를 사랑해 주시고, 나를 응원해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SSG 김원형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복귀 시점을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조사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우리 소속 선수다. 감독으로서 좌송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급'인 정철원도 머리를 숙였다. 그는 1일 NC와 원정경기가 비로 취소된 뒤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난 뒤 술을 마셨다.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이 실망하셨는데 부끄러운 행동을 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내 자신이 정말 부끄럽다"며 "태극마크라는 영광스러운 훈장을 달았던 만큼 더욱 책임감 있게 행동했어야 했다. 앞으로는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모범이 되고, 팬들께 실망시키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 또한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어떠한 처벌과 질책 모두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정철원에 앞서 이용찬도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먼저 국가대표로서 많은 응원 보내주신 팬들과 모든 관계자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인근 주점에서 두 시간 가량 머문 뒤 숙소로 돌아왔다. 이유 불문하고 국제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향후 KBO에서 이뤄지는 모든 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더욱 신중히 행동하겠다. 다시 한 번 팬 여러분들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정철원과 이용찬은 술 마신 시점을 일본전 패배 후라고 공개했다. 휴식일 전날이고, 예상치 못한 2연패로 큰 충격에 빠진 상태여서 술잔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광현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KBO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힐 부분인데, KBO 역시 전날 공지를 통해 '음주한 세 명 모두 경기가 있는 날에는 술집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문학 | 김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