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NBA 시즌이 개막된다.

24일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기츠가 지난 시즌 서부 콘퍼런스 결승전에서 만난 LA 레이커스를 홈으로 불러 들인다. 이어 서부의 플레이오프 경쟁력을 갖춘 피닉스 선스와 스테펀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으로 2023-2024시즌 개막을 알린다.

10월 24일~4월14일까지 30개 팀당 82경기의 대장정이다. 4월16일~19일에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로 양 콘퍼런스 8강 진출의 마지막 싸움이다. 4월 21일부터 7전4선승제의 양 콘퍼런스 8강을 시작으로 6월 초 파이널로 대단원이 막이 내린다.

미국 4대 스포츠에서 메이저리그가 경기 일정은 162경기로 가장 많지만 NBA와 NHL의 시즌이 가장 길다. 야구처럼 날마다 경기를 펼칠 수 없어 우승하려면 7개월이 넘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야구는 PO 시스템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3전2선승제, 디비전시리즈 5전3선승제, 챔피언십, 월드시리즈 7전4선승제이나 NBA는 콘퍼런스 8강부터 7전4선승제다. PO에서 주포가 부상을 당하면 우승이 어려운 게 NBA다. PO 일정 자체가 2개월에 가깝다.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요 포인트 5가지를 짚어봤다.

◆19세의 드래프트 전체 1번 빅터 웸반야마는 ‘게임 체인저‘가 될까

프랑스 태생의 웸반야마는 지난 6월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지명됐다. 드래프트전부터 장신(224cm)에 패스, 외곽슛을 겸비해 스퍼스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을 받았다.

스퍼스는 미국 스포츠에서 스몰 마켓으로 가장 성공한 구단이다. 샌안토니오는 메이저 종목이 NBA 프랜차이즈 밖에 없는 소도시다. 그럼에도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이끈 스퍼스는 통산 5차례 NBA 정상에 올랐다. 부자 구단 LA 클리퍼스는 파이널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퍼스도 2018-19시즌을 마지막으로 PO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22승60패로 1997-98시즌 포포비치 감독이 풀타임 지휘를 한 뒤 가장 나쁜 성적이었다. 성적 부진을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으로 연결되는데 로터리 추첨에서 1번의 행운을 잡았다. 스퍼스는 주저 없이 웸반야마를 지명했다. 프랑스의 첫 1번 지명자 배출이다.

마지막 외국 태생 드래프트 1번은 2018년 피닉스 선스가 지명한 센터 드안드레 에이튼(포틀랜드 트레일브레이저스)으로 바하마 태생이다. 중국의 야오밍은 2002년 휴스턴 로키츠에 전체 1번으로 지명된 바 있다.

스퍼스 프랜차이즈의 성공은 드래프트 전체 1번에서 비롯됐다. 1987년 해군사관학교 출신 센터 ‘제독’ 데이비드 로빈슨을 지명해 팀을 다진 뒤 1997년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을 나온 파워포워드 팀 던컨을 뽑으면서 왕조를 구축했다. 웸반야마가 로빈슨, 던컨의 뒤를 이은 스퍼스의 우승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

아울러 신인왕을 수상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역대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유망주의 신인왕 수상은 총 26명이다. 지난해 듀크 대학을 나와 올랜도 매직에 1번으로 뽑힌 포워드 아올로 벤체로도 신인왕이 올랐다.

◆덴버 너기츠의 2연패는 가능할까

너기츠는 1967면에 ABA로 창단되 팀이다. 1976년 NBA로 흡수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시즌 세르비아 출신 센터 니콜라 요기치의 기량이 절정에 달하면서 창단 이래 첫 우승에 성공했다. ABA 팀으로는 샌안토니오에 이어 두 번째다. 너기츠는 이전까지 NBA 파이널에 진출한 적도 없었다.

여기에는 2013-14시즌부터 감독을 맡은 마이클 말론의 지도력도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말론을 팀을 맡은 지 5시즌 만에 승률 5할을 넘어섰고 이후 5년 연속 PO에 진출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우승을 거두면 전력은 더 탄탄해지는 법.

하지만 미국 스포츠에서는 2연패가 매우 어렵다. 상대들이 우승 팀을 모두 저격하고 오프시즌에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터라 현상 유지조차 버겁다. 2021년 챔피언 밀워키 벅스는 파워포워드 야니스 아테토큰보가 전력 보강이 없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자 슈퍼 포인트가드 데미안 릴라드를 포틀랜드에서 트레이드해왔다.

최근에 NBA 왕조를 이룬 팀은 단연 골든스테이트다. 2015-2019년 5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하고 3차례 정상을 밟았다. 과연 너기츠가 우승을 떠나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크리스 폴과 데미안 릴라드는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까

크리스 폴(38)과 데메안 릴라드(33)는 NBA의 정상급 포인트가드다. 올해 연봉도 폴은 3080만 달러, 릴라드는 4564만 달러의 고액이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행이 보장되는 레전드급이다. 폴은 올스타 12회, 7차례 선정됐다. 공교롭게도 오프시즌 나란히 트레이드됐다.

폴은 피닉스 선스에서 골든스테이트로, 릴라드는 포틀랜드에서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됐다.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 이적한 터라 반기는 트레이드다. NBA의 슈퍼스타 기준은 우승이다. 농구는 야구와 달리 슈퍼스타가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역대 G.O.A.T. 들이 그랬다.

하지만 폴과 릴라드는 최고의 포인트가드이면서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베테랑 폴은 피닉스 선스에서 2021년 파이널에 진출해 밀워키 벅스에 2승4패로 진 게 유일한 결승 무대다. 릴라드는 아직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폴은 더 이상 스타팅 가드는 아니다. 나이가 들어 부상이 잦다. 스테펀 커리의 백업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우승 반지가 절실하다. 릴라드는 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밀워키에는 현역 최고 선수 아테토큰보가 버티고 있어 우승의 현실성이 높다.

◆감독 이동

NBA는 해마다 감독 이동이 잦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 감독(74)처럼 28시즌을 한 팀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은 문화재급이다. 농구단 사장도 겸하고 있는 포포비치 감독은 현역 메이저 종목 지도자로는 최장수다.

오프시즌 피닉스 선스에서 해고된 몬티 윌리엄스 감독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로 이적하며 6년 총 7850만 달러, 연봉 1308만 달러의 최고 연봉을 기록하자 스퍼스는 포포비치 감독의 자존심을 살려줬다. 스퍼스는 7월에 74세의 노장 감독과 5년 800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연봉 1600만 달러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이 교체된 팀은 6개 팀이다. 토론토 랩터스를 2019년 창단 아래 처음 우승시킨 닉 너스는 해고 후 곧바로 필라델피아 76ers로 자리를 옮겼다. 밀워키 벅스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 해고는 다소 충격이었다. 구단은 2021년 40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부덴홀저를 지난해 동부 콘퍼런스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 히트에 1승4패로 패했다고 경질시켰다.

신임 애드리언 그리핀 감독(49)은 초년병이다. 2008년부터 밀워키를 비롯한 5개 팀에 코치 수업을 받은 뒤 감독으로 승격됐다. 파워포워드 아텐토큰보-포인트가드 데미안 릴라드가 가세해 PO 진출은 무난하다. 열쇠는 우승 여부다.

감독 첫해 보스턴 셀틱스를 파이널에 올려놓았던 이메 우도카는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1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휴스턴 로키츠는 스네펀 사일라스를 해고하고 1년 징계받은 우도카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휴스턴은 2020년이 마지막 PO 진출이다.

전 LA 레이커스 프랭크 보겔 감독도 구제받았다. 피닉스 선스의 새로운 구단주는 몬티 윌리엄스(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해고하고 보겔을 영입했다. 랩터스는 세르비아 출신 다르코 라자코비치를 닉 너스 후임으로 사령탑에 앉혔다.

◆레이커스는 AD의 팀?

올해 NBA 21시즌째를 맞는 ‘킹’ 르브론 제임스는 오는 12월30일 39세가 된다. NBA 선수로는 환갑 진갑이 지난 나이다. 그러나 르브론은 지난 시즌 평균 득점 28.9-리바운드 8.3-어시스트 6.8개로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정규시즌 플레이 인 토너먼트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레이커스를 서부 콘퍼런스 결승까지 진출시켰다. 결승전에서 센터 니콜라 요기치에 4전 전패를 당해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르브론은 지난 오프시즌 “레이커스는 AD(앤소니 데이비스)의 팀이다”고 앞으로 레이커스의 진로를 밝혔다. 사실 농구는 젋은 선수가 주축이 되어야 한다. 파워포워드 AD는 NBA 경력 11년 차로 30세다. 명문 레이커스를 이끌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부상이다. 2019년 뉴올리언스 펠리칸스에서 레이커스로 이적해 한 시즌 최다 출장이 2019-20시즌 62경기다. 지난 시즌에도 56경기에 출장했다.

장신 선수들은 부상이 잦을 수밖에 없다. 워낙 몸이 커 접촉 충격이 크다. AD는 208cm에 114kg다. 부상만 없으면 더블-더블은 쉽게 해낸다. 어쩌면 르브론과 AD가 레이커스에서 베스트로 듀오를 이룰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다. AD에 부상만 없다면 레이커스의 PO 진출은 당연하다. 레이커스의 목표는 늘 우승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