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파잉 시리즈 통과, 미국 무대 진출
韓, 3년 연속 수석 합격은 아쉽게 실패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과 경쟁 꿈 이뤄

3년 연속 수석 합격에는 실패했지만, 'K-골프' 여제들의 미국 공습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던 '젊은 피'가 미국 시장 진출을 확정했다.
KLPGA투어 통산 6승을 따낸 이소미(24ㄱ대방건설)는 7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매그놀리아 그로브 골프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최종 6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적었다.
최종합계 26언더파 404타로 호주 교포 로빈 최에 이은 공동 2위로 LPGA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이소미는 "2주가량 미국에 머물면서 훈련과 대회 출전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몹시 지쳤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수석 합격을 놓쳐) 아쉬움은 남지만 내년 LPGA 투어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2승을 포함해 KLPGA투어 통산 3승을 올린 성유진(23ㄱ한화큐셀)은 장효준(20)과 함께 공동 7위(19언더파 411타)로 내년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성유진은 "박세리 선배를 보며 LPGA투어, 세계 정상급 선수라는 꿈을 키웠듯이 후배들이 꿈을 꾸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KLPGA투어가 뿌리이므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LPGA투어와 KLPGA투어 모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해 이미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뉘앙스를 풍겼다.
올해 KLPGA 투어 다승왕(4승)이자 이번 Q 시리즈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세계랭킹(40위)이 높은 임진희는 공동 17위(13언더파 417타)로 턱걸이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이들 삼총사는 LPGA투어 QS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려 내년시즌 '루키'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다.
수석을 차지한 로빈 최뿐만 아니라 제니퍼 송, 노예림 등 미국 교포들도 LPGA투어 풀시드 획득에 성공했다. 한국인 선수 네 명과 교포 세 명 등 최소 7명이 LPGA투어에 입성해 기존 한국인 골프여제들과 세계시장 정복에 나선다.
한동안 LPGA투어 진출이 뜸한 듯했지만, 올해 봇물터지듯 이어진 건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KLPGA투어에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지만,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선수들의 본능을 자극했다. 성유진 이소미 등은 LPGA투어 무대를 경험하면서 꿈을 구체화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와 경쟁하는 건 '세계 최정상'으로 군림하는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자존심이자 의무다.
경제적인 이익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유해란은 상금으로만 155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인데, KLPGA투어에서는 꿈꾸기 어려운 액수다. 후원규모 등 파생되는 수익도 한국과 미국은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해외 투어는 선수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우승여부를 떠나 프로 선수로서 존중받고 싶어하는 것 역시 선수들의 본능이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