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불펜 투수 고우석(25)이 11일 LA 에인절스 템피 원정 경기에서 0.1이닝 4안타 1볼넷 5실점 했다.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데뷔 후 최다 실점이자 뭇매를 맞은 경기다.

앞의 3경기와 현격한 차이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거나 당일 경기에서 투구 밸런스가 흐뜨러질 수 있다. 한 경기 4실점으로 시범경기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왜 에인절스전에 유독 많은 안타와 장타를 허용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의 벽이다.

전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은 오프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은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 바이아웃 50만 달러 조건이다. 2026년은 상호 옵션으로 3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은 애리조나 피오리아 캠프에 합류한 뒤 캑터스리그 데뷔전은 3월 1일 오클랜드 에이스전이었다. 1이닝 1안타 2삼진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두 번째 등판은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1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 7일 오클랜드전 4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 1안타 1삼진으로 무실점했다.

이어 11일 에인절스전에서 대량실점을 했다. 이유는 MLB 26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타자들과의 상대였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캑터스리그, 그레이프 프루트리그는 경기 초반에 주전들이 출장한다. 원정에는 거의 불참한다. MLB 경력 4년 차의 김하성을 봐도 알 수 있다. 두 타석, 경기가 거듭되면서 세 타석 등 타수를 늘린다. 주전과 교체된 선수는 초청선수 또는 마이너리그 유망주들이다. 현역 26인 로스터 포함이 불투명한 타자들이다.

고우석은 오클랜드 데뷔전에 7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시애틀전 4번째, 7일 오클랜드전 5번째 투수였다. 그리고 11일 에인절스전에는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원정이었고 6회 등판할 때 주전들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캑터스리그에서 사실상 첫 메이저리그 타자 상대나 다름없었다.

이날 고우석이 상대한 타자 가운데 백업은 3루수 리반 소토 정도다. 선두타자 마이크 트라웃(3루타), 애런 힉스(2루수), 테일러 워드(안타), 브랜든 드루리(홈런), 로건 오호피(삼진) 등 현역 26인 엔트리에 포함되는 야수들이다. 4안타 가운데 3개가 홈런-3루타-2루타 장타다.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고우석은 사이클링 히트를 허용하는 참담함을 맛봤다.

사실 연봉에서도 드러났지만 리드 상황에서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7~9회 A 스쿼드는 아니다. 셋업맨으로서도 부족하다. 불펜 투수의 한 명이다.

에인절스 부진으로 고우석을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면서 ‘사이클링 히트’를 허용한 데서 드러났듯 MLB 타자들은 만만치 않았다. 한 시즌 내내 경계의 끈을 놓치면 안 되는 무대임을 확인한 경기였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