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제자 한국 복귀 축하… "꼭 재회 바라"
옛 동료 박찬호에겐 "스타이자, 선구자"

특별한 인연, 특별한 무대다. 선수 시절에는 박찬호와, 감독으로서는 류현진과 함께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개막 2연전에 임한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선수들과 함께 한 기억, 그리고 새롭게 쌓을 추억에 대해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 평가전에서 박찬호, 류현진과 함께 한 시간을 돌아봤다. 로버츠 감독은 현역 시절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빅리그에서 뛰었다. 클리블랜드와 다저스, 보스턴,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에 올랐는데 샌디에이고 시절 박찬호와 팀 동료였다. 박찬호가 2005년과 2006년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를 맡았을 때 로버츠 감독은 외야수였다.
로버츠 감독은 박찬호와 같은 유니폼을 입었을 때를 두고 "이전에 함께 뛰었던 박찬호가 20일 개막전 시구자로 나선다고 들었다. 박찬호는 스타 플레이어였고, 선구자 역할을 한 선수"라며 "함께 뛴 선수를 그의 고향에서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샌디에이고 선수들과 골프도 하는 등 사이가 좋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인연은 어제 일처럼 뚜렷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빅리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2019년에도 다저스 사령탑은 로버츠 감독이었다. 당해 류현진은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맹활약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로버츠 감독은 "정말 좋아하는 선수였다. 늘 동료를 즐겁게 해주면서 마운드 위에서는 강한 경쟁심을 보였다. 매우 훌륭한 투수"라며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를 축하한다. 한국에서도 훌륭한 투구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기사를 보면 내게 꼭 연락해라. 꼭 보고 싶다"고 류현진과 재회를 바랐다.
류현진은 이날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시범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 오는 18일부터는 로버츠 감독과 재회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있을 때 함께 한 동료도 많다.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오스틴 반스부터 외야와 내야를 두루 소화하는 키케 에르난데스, 크리스 테일러 등은 4년 전에도 류현진과 함께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이 로버츠 감독에 응답해 고척돔에 등장할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이날 다저스는 키움을 상대한 첫 고척돔 경기에서 14-3 완승을 거뒀다. 1회 프레디 프리먼의 결승 솔로포를 시작으로 안타 17개가 폭발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한국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받고 있다. 미국에 없는 치어리더 응원도 인상적"이라며 "선수들 컨디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몇몇 선수들이 시차적응에 애를 먹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싶지는 않다. 내일 경기까지 잘하고 하루 잘 쉬겠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18일 한국대표팀과 개막 2연전에 앞서 마지막 평가전에 임한다.  고척 | 윤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