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열리자 30홈런 타자-사이영상 투수 잇단 영입
첫 대형계약 뒤 '2.3년' 단기 효율적 지출 눈에 띄어

스프링캠프 시작 시점에서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무게를 두는 것 같았다. 1억1300만달러를 투자해 이정후를 영입했지만 이후 선수단이 한자리에 모일 때까지 굵직한 움직임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사이 폭풍 영입을 진행했다. 캠프를 치르며 시장에 남은 굵직한 프리에이전트(FA)를 연달아 영입했다. 미래가 아닌 현재를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다.
캠프가 열리자 필요했던 거포를 3년 4200만달러에 영입했다. 30홈런 타자가 없었던 샌프란시스코에 지난해 36홈런을 터뜨린 호르헤 솔레어가 왔다. 
다음은 맷 채프먼. 시범경기가 한창인 3월초에 채프먼을 3년 5400만달러에 사인해 핫코너를 든든히 채웠다. 지난 3년 동안 71홈런을 쳤고 두 차례 골드글러브를 받은 채프먼을 데려와 공수를 업그레이드했다.
방점은 마운드로 찍혔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왼손 블레이크 스넬까지 잡았다. 지난 19일 시장에 남은 마지막 최대어와 2년 62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스넬 영입으로 방학 숙제를 늦게나마 마쳤다.
오프시즌 시작점에서 에이스급 선발과 중견수, 수준급 좌우 타자 영입이 필요했는데 이를 모두 해결했다. 스넬이 선발진 선봉에 서고 이정후가 중견수이자 수준급 좌타자 구실을 한다. 그리고 솔레어와 채프먼은 우타자로서 이정후와 함께 공격 중심에 자리한다.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부분은 효율적인 지출이다. 이정후와 맺은 6년 계약을 제외하면 모두 2, 3년 단기 계약이다. FA 시장이 이례적으로 얼어붙은 것을 절묘하게 공략했다. 시장이 열리기 전에는 5, 6년 1억달러 이상 계약 규모가 예상됐던 굵직한 선수들을 부담 없이 잡았다. 캠프에 돌입할 때는 2024시즌 전망이 어두웠는데 캠프 종료 시점에서 먹구름이 사라졌다.
현지 언론 디 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에 오프시즌 평점 'A'를 줬다. 한 달 전에는 평점 'D'였는데 순식간에 우등생이 됐다. 이 매체는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가 다저스에 위협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충분히 지구 2위와 와일드카드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정말 짜릿한 한 달을 보냈다"고 샌프란시스코 프런트 오피스의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시작은 이정후였다. 지난해 12월 복수의 구단이 이정후를 바라봤는데, 샌프란시스코가 과감하게 큰 손을 내밀었다. 많은 이가 이정후의 계약 규모를 두고 놀라움을 전했고 두 달 후에 다시 폭풍 행보를 보였다. 이정후에게 투자한 1억1300만달러, 그리고 여기에 1억5800만달러를 더해 에이스와 거포, 수준급 3루수를 데려왔다.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 준비가 매우 역동적으로 완성됐다.
시작점은 오는 29일이다. 리드오프이자 중견수 이정후는 김하성이 유격수로 나서는 샌디에고에 맞서 162경기 대장정 출발선에 선다.  

윤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