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월드컵 亞 2차 예선 교체 출장
정확한 위치 선정-안정적 수비 '호평'

박진섭(29·전북 현대)이 '신데렐라 스토리'의 방점을 찍었다. 또 대표팀의 새 옵션으로 기대감까지 높였다.
박진섭은 K리그에서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쓴 대표적인 선수다. 2017년 K3 대전 코레일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K2 안산 그리너스와 대전 하나시티즌, 그리고 '명문 구단'인 전북에 입단하면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았다. 전북으로 이적한 해에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에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내친김에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또 지난달 막을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함께 다녀왔다.
출전 시간은 적었지만, 임팩트는 강했다.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인 박진섭은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쐐기골을 작렬, 팀의 3-0 승리에 일조했다.
백승호 대신 그라운드에 선 그는 태국의 속공 상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정확한 위치 선정과 안정적인 수비로 태국 공격의 맥을 끊어냈다. 박진섭이 3선을 받쳐주자 황인범(즈베즈다)은 수비 부담을 덜고, 조금 더 높게 올라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수비뿐 아니라 골맛까지 봤다. 박진섭은 2-0으로 앞선 후반 37분 코너킥 때 김민재가 머리로 떨어뜨린 공을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A매치 데뷔골. 그는 무릎을 꿇으며 포효했다.
대표팀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새 옵션'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중용 받던 정우영(알 칼리즈)의 자리를 메울 대체자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는 박용우가 그 자리에 섰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력이 아니었다. 해당 포지션에서의 확고한 주전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박진섭이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태국전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진섭은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 너무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데뷔골도 데뷔골이지만, 힘든 원정 경기였는데 골도 많이 들어가고 대승해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강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