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노팅엄전 결승골 도움… 토트넘, UCL 진출 마지노선 4위 탈환
도움 9개로 부문 선두 1개 차 추격… '10-10' 넘어 첫 도움왕 정조준
"지금 위치, 우리 손에 달려 있어… 잔여 7경기, 영혼 갈아 넣고 뛸 것"

"400경기 축하메시지 받고 창피하게 울 순 없어서 참았다."
토트넘의 4위 탈환에 이바지한 '캡틴' 손흥민(32)은 최근 옛 동료의 통산 400경기 달성 축하 메시지 얘기에 이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그는 7일 잉글랜드 런던에 있는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노팅엄 포리스트와 홈경기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 1-1로 맞선 후반 7분 미키 판더펜의 결승골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잡은 그는 왼쪽 노마크 상황이던 판더펜에게 연결했다. 그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의 리그 9호 도움(15골). 토트넘은 판더펜의 득점 이후 후반 12분 페드로 포로의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쐐기포를 가동하며 3-1로 이겼다.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을 만난 손흥민은 '400경기 축하 메시지'와 관련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그는 웨스트햄과 31라운드 원정에서 비유럽선수 최초로 토트넘 통산 400경기 출전 기록을 썼다. 구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의 400경기를 축하하는 옛 동료의 영상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델리 알리(에버턴) 얀 베르통헌(안더레흐트)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유) 등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보였던 이들이 등장했다.
손흥민은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아 몸 둘 바 모르겠더라. 한 팀에서 400경기를 뛴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며 "같이 뛴 선수, 지금 뛰는 선수, 감독의 (축하) 메시지를 보며 감정적으로 시간이 필요했다. 창피하게 울 순 없어 참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고맙고 아직 내가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다는 것에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찬 베테랑이 됐다. 그는 "이런 기회는 아무에게도 주어지지 않는다. EPL에서 오랜 기간 훈련하고 기회를 받는 것조차 감사한 일이다. 하루하루 즐겁게 하고 싶다. 언제 끝이 될지 모르겠지만 잘 관리해서 즐거운 모습을 보여야 응원해 주는 팬과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18승6무7패(승점 60)를 기록하면서 한 경기 더 치른 빌라(승점 60)와 승점 타이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로 올라섰다.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70)와 승점 차는 10이다.
손흥민은 "지금 위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매 경기 무조건 좋은 경기를 펼치려는 것보다 가진 것을 100% 보일 준비가 돼야 한다"고 주장답게 말했다. 또 "앞으로 7경기 남았는데 영혼을 갈아야 한다. 나도 영혼을 갈 준비가 돼 있다. 이런 마음으로 모든 선수가 임하면 분명히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리그 9번째 도움으로 나란히 10개를 기록 중인 파스칼 그로스(브라이턴) 키에런 트리피어(뉴캐슬)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에 이어 이 부문 공동 4위에 매겨졌다. 득점 부문에서도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9골)에 4골 뒤진 공동 6위다. 쉽진 않지만 득점왕과 도움왕 모두 도전할 기세다.
EPL 역사상 한 시즌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휩쓴 건 단 4명밖에 없다. 앤디 콜(당시 뉴캐슬.34골13도움)과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당시 리즈 유나이티드.18골13도움) 해리 케인(당시 토트넘.23골14도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3골13도움)다.
또 손흥민은 도움 1개를 더 추가하면 세 시즌 만에 리그 10골.10도움(10-10)을 달성한다. 그는 2019~2020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10(11골10도움)을 달성한 적이 있다. 2020~2021시즌에도 17골10도움을 기록했다. 

런던 | 고건우 통신원·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