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권 타율 0.524로 1위

삼진 비율도 낮아져

동전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 그런데 KBO리그 득점권 타율 1위(4월30일 기준)가 득점권에서 안타를 생산할 확률은 이보다 높은 52.4%다. ‘예비 메이저리거(ML)’ 키움 내야수 김혜성(25)의 얘기다. 김혜성이 득점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ML 진출을 향해 순항 중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타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데뷔 후 줄곧 3할~4할에 머물던 장타율이 올시즌은 6할이 넘는다.

장타율이 증가한 이유는 홈런이 많아진 영향이 크다. 한 시즌 최다 7홈런이었던 김혜성이 시즌 개막 이후 24경기 만에 7개 대포를 쐈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하체 쓰는 방법을 바꿨더니 장타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진을 당하는 비율도 줄었다. 지금 페이스라면 시즌 45개 삼진을 기록한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2022년 83삼진, 2023년 77삼진을 당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뿐만 아니라 득점 찬스에서 안타를 쳐내며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올시즌 김혜성의 득점권 타율은 0.524(21타수 11안타)로 이 부문 1위다. 주자가 있을 때 유독 강하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은 0.288(52타수 15안타)이지만, 주자가 있으면 타율이 0.375(48타수 18안타)로 올라간다.

지난해 김혜성은 ML 도전을 선언했다. 자연스레 ML 스카우트들의 시선이 김혜성에게 쏠리고 있다.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엔 김혜성을 보기 위해 연일 ML 스카우트들이 몰린다. 필라델피아 스카우트 영스터 왕은 “김혜성은 다재다능한 선수”라고 호평했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모든 것은 ‘운’이라며 자신을 낮춘다. 그는 “득점권 타율이 높은 것은 운인 것 같다. 앞에 주자도 쌓여야 한다. 홈런 페이스도 믿을 게 못 된다. 운에 맡길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혜성은 올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자격을 얻어 빅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김혜성은 “ML 스카우트가 방문하든 안 하든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방문 여부는 경기 후 중계 영상을 돌려보다가 발견하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카우트가 왔을 때 못 친 경기도 많다. 최선을 다해 누구나 인정할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혜성을 향한 ML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포스팅액 1억1300만 달러(약 1486억원)를 찍으며 ML에 진출한 이정후에 이어 ‘절친’ 김혜성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