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8·울버햄턴)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금의환향’했다.

황희찬이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9기에 출전해 12골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득점 부문 15위다. EPL 진출 3년 만에 첫 두 자릿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차출이 아니었다면 득점 TOP10 진입도 가능했다.

황희찬은 귀국 후 취재진을 만나 “EPL에서 12골 정도면 나쁘지 않았던 시즌이었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더 얻게 되고, 더 잘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얻게 된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무엇보다 황희찬은 이번시즌 12골을 넣으며, EPL 통산 ‘20골’ 고지에 올랐다. 전북 현대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의 19골을 넘어섰다.

황희찬은 “그 기록을 넘을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박지성은 내가 EPL을 꿈꾸게 해준 분이자 축구 선수로서 국가대표라는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줬다. 박지성이 얼마나 힘든 길을 걸었는지 알게 됐고, 얼마나 대단한지도 느꼈다. 시즌 끝나고도 직접 연락해주셔서 영광스러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대표팀 선배이자 한때 득점 경쟁을 펼쳤던 손흥민(토트넘)은 황희찬에게는 ‘동기부여’ 그 자체다. 아시안컵에 차출되기 전 황희찬은 손흥민을 득점 순위에서 앞서기도 했다. 손흥민은 결국 17골로 득점 8위에 올랐다. 그는 “(손)흥민이 형과 EPL 득점 상위권에 포함되면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흥민이 형이 저에겐 큰 동기부여였다”고 설명했다.

“2022~2023시즌 리그에서 3골을 넣고 돌아왔을 때 너무 부끄러웠다”고 자책한 황희찬은 EPL에서도 상대 팀이 경계하는 공격수로 거듭났다. 실제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자 ‘코리안가이’라고 불렀고, 이는 그대로 황희찬의 별명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턴과 경기가 끝난 뒤에는 정확히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했다.

황희찬은 “과르디올라 감독과 위르겐 클롭 감독뿐 아니라 상대 팀 감독들이 가끔 (나를) 언급할 때마다 너무 자랑스러웠다.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나는 모든 별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코리안가이’라는 별명은) 잠깐 이슈가 됐는데 나를 또 한국을 또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물론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축구대표팀의 주축 공격수이기도 한 황희찬은 63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으나, 4강에서 요르단을 만나 0-2로 패했다. 황희찬이 “많이 아프지만 가장 아쉬운 경기”라고 꼽기도 했다.

다음달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른다. 다만 새 사령탑 대신 김도훈 감독이 6월에만 임시로 감독을 맡는다. 황희찬은 주축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훈 감독과는 지난 2014년 19세 이하(U-19)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황희찬은 “감독님이 잘할 수 있도록 선수로서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종 예선으로 향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혼란스럽고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실이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데 집중해야 한다. 특히 홈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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