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연말 방송사 시상식이 잇따라 취소했다. 영화계도 제작보고회나 프로모션 행사를 자제하며 국가적 참사를 애도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MBC는 연말 시상식·축제 3개 모두를 취소하기로 했다. 참사 당일인 지난 29일 ‘방송연예대상’ 대신 뉴스특보를 편성했다. 이어 ‘연기대상’(30일)을 녹화방송으로 전환하고, ‘가요대제전’(31일) 역시 결방하기로 했다. 앞서 2개 시상식을 치른 KBS와 SBS는 31일에 예정된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을 취소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로 개최 여부를 고심하던 방송사들은 고민 끝에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주항공 참사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남은 연말 시상식과 음악 축제도 애도를 위해 취소를 결정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3차 중앙재난대책회의에서 “1월 4일 24시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겠다”며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희생자에 대한 조의와 애도를 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영화계도 국가애도기간 이후로 제작보고회 등을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예정됐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제작보고회도 취소됐다. 영화 관계자는 “취재 신청해 주신 기자님들께 너른 양해 부탁드리며 촉박하지만, 일정에 착오 없길 바란다”며 “제주항공 2216편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수습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공지했다.

모처럼 활기를 맞은 한국 영화계도 국가적 참사에 말을 잃었다. 연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소방관’이나 200만 관객을 동원한 ‘하얼빈’ 역시 무대인사나 관련 프로모션 행사를 축소했다. ‘하얼빈’ 주연인 현빈과 우민호 감독은 JTBC ‘뉴스룸’ 인터뷰가 나갈 예정이었으나, 참사 당일 방송이 연기됐다.

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역시 전세계 1위(93개국)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지만, 들뜬 분위기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내달 초, 예정된 이정재, 이병헌 등 배우 인터뷰는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해가 바뀌어 진행되는 행사는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내달 3일에는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제작발표회, 영화 ‘청불이지만 동화입니다’ 시사회가 예정돼 있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제작발표회 당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이 예정돼 있다.

영화 ‘청불이지만 동화입니다’는 비상계엄 여파로 지난 12일 제작보고회를 이미 취소한 바 있다. 시사회 역시 어렵게 날짜를 잡은 상황이라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려워 보인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