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로 이번 오프시즌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한국산 내야수 김혜성(26)이다.

김혜성이 LA 다저스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팀을 이끄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확신에 차 있는 듯하다. “김혜성은 수비 하나만으로도 팀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수”라고 단언하기 때문이다.

■이미 동료와 코치진의 신뢰를 받았다, 과제는 타격

김혜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수비력이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부터 정교한 글러브 워크와 넓은 수비 범위로 정평이 나 있었고, 다저스에서도 그 장점을 인정하며 계약까지 이어졌다.

로버츠 감독은 “그의 수비는 무척 매끄럽고, 타고난 재능과 빠른 적응력을 갖췄다”며 빅리그 신인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저스 선수들도 김혜성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훈련 도중 2루에서 호흡을 맞춘 토미 현수 에드먼과는 훈련 후 한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고, 슈퍼스타 무키 베츠는 타격 연습 전 몸소 시범을 보이며 김혜성에게 조언을 건넸다.

특히 베츠는 팬들과도 김혜성의 이름을 연결했다. 훈련 중 김혜성이 수비를 맡을 때, 팬들에게 “레츠 고 다저스”를 외치도록 유도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는 다저스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베츠는 압박감을 주는 방식으로 김혜성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게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선수들이 즐겁게 훈련해야 지속 가능한 성공을 만들 수 있다”고 흐뭇하게 설명했다.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수비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김혜성에게 남은 최대 과제는 MLB 수준의 빠른 패스트볼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를 위해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폼 교정에 집중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 역시 “김혜성은 타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적응하도록 도울 것이며, 그는 이미 빠른 학습 능력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혜성의 포지션?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엘리트 자질

김혜성의 포지션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백업 외야수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지만, 본래 자리인 2루수로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해 “어느 자리가 팀과 선수에게 최선일지 당장 대답할 필요는 없다. 더 많은 연습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정해질 것”이라고 신중하게 밝혔다.

그 연장선에서 김혜성은 아직 다저스에서 정식으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긍정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항상 KBO리그에서 뛰어난 선수였다. 그는 엘리트 선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다저스는 세계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인 무키 베츠, MVP 출신 프레디 프리먼, 그리고 인간계 이상이라는 오타니 쇼헤이 등 슈퍼스타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도 다저스에서 하나의 중요한 조각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는 이제 시작됐다. 다저스의 블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김혜성의 새로운 도전도 진행형이다.

수비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타석에서도 입증할 수 있다면, 그는 단순한 백업 선수가 아닌 다저스의 중요한 전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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