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열린 피겨 사대륙선수권서 쇼트·프리·총점 최고점 신기록

국내 팬 앞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무결점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싱글 간판 김채연(수리고)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스핀, 점프 등 기술 요소를 다듬어 더욱 완벽한 연기를 펼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채연은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222.38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미국의 브레이디 테넬(204.38점)을 무려 18점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김채연은 경기 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국내 팬 앞에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많이 떨었는데, 개인 최고 기록도 넘기고 금메달도 따서 정말 영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채연은 이번 대회에서 쇼트 프로그램(74.02점), 프리 스케이팅(148.36점), 총점 모두 최고점을 새로 썼다.
비공인기록이었던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71.39점), 프리스케이팅(139.45점), 총점(208.47점)도 모두 훌쩍 뛰어넘었다.
김채연은 클린 연기를 펼치는 비결에 대해 "다음 점프를 뛰기 전, '넘어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가끔 들긴 한다"면서도 "스스로를 믿으려고 한다. 최근엔 '할 수 있다, 연습했던 대로만 뛰자'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더없이 훌륭한 연기를 펼친 김채연이지만 더 높은 경지에 목마르다. 김채연은 "오늘 스핀에서 좀 흔들렸던 것 같고, 점프도 연습 때만큼 퀄리티 있게 나오진 않은 것 같다"며 "긴장했던 것 같은데, 흔들렸던 부분이나 퀄리티를 높일 부분을 찾아서 더 연습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김채연은 다음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2025 ISU 세계선수권대회를 정조준한다.
이번 세계선수권엔 2026 밀라노ㄱ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국가별 쿼터가 걸려 있다.
"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대회를 통해 긴장을 덜어내는 방법, 집중하는 방법을 알게 됐고, 자신감도 얻었다"는 김채연은 "막상 대회를 앞두고 떨리겠지만 내가 할 것에만 집중해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이어 "두 대회를 계기로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은 뒤 "앞으로도 더 나아질 부분, 발전할 부분이 많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눈부신 활약을 예고했다.
중요한 두 대회를 연달아 치른 김채연은 "하루 이틀 정도는 쉬면서 회복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며 "이후엔 이번 대회에서 느낀 걸 바탕으로 열심히 연습할 예정"이라고 세계선수권까지의 계획을 밝혔다. 엄마가 만들어준 의상을 입는 것으로 유명한 김채연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내 드레스는 엄마가 만든 거예요'라고 말할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부모님과 팬의 응원을 받아 더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우승하고도 침착했던 김채연은 "오늘 경기 중후반부터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서 조금 아팠다"며 "(고득점에) 매우 기뻤는데도 (통증 때문에) 표정에 다 나타나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많이 기뻤다"며 뒤늦게 환희를 만끽했다. 최종 182.68점으로 9위를 기록한 윤아선은 "지난 시즌 좀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스스로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연습했다"며 "첫 사대륙선수권을 한국에서 해서 감회가 새롭고, 많은 팬이 응원해주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대륙선수권에서는 클린 연기를 못 보여드려 아쉽다"는 윤아선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인데, 올림픽 티켓도 중요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해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