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소처럼 일했는데…악의적 음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자신의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인센티브 부당 지급과 관련해 협회에 징계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악의적 의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밝혔다.

유 회장은 16일 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와 판단을 존중한다. 다만 일부 행정적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대가 없이 헌신해 온 비상근 임원에게 직무태만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건 유감스럽다’며 ‘체육인의 인권과 노고를 존중하는 기관이라면 현장 특수성과 현실적 어려움도 고려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또 ‘조사 결과에 대한 소명은 법적·절차적 과정을 통해 충분히 이뤄질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체육인을 혼란시키고 분열시키는 악의적 음해나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리센터는 지난 14일 탁구협회 임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당 지급과 더불어 적절치 않은 과정을 거쳐 국가대표 선수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징계를 요청했다. 유 회장이 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발생한 일이다. 특히 당시 전무이사와 실무부회장을 지낸 김택수 진천선수촌장과 정해천 전 탁구협회 사무처장이 부당하게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유 회장은 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후원 유치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윤리센터는 인센티브 지급 규정이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거치지 않았을뿐더러 ‘임원은 보수를 받을 수 없다’는 탁구협회 정관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이날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회원 종목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탁구협회장을 5년 했는데, 단체의 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유소년과 지도자 지원 등 종목을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규정들을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kyi0486@sportsseoul.com

다음은 유승민 회장이 SNS에 남긴 글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와 판단을 존중합니다. 다만 이번 사안은 일부 행정적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과정에 고의성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이해부족과 실수도 리더인 저의 불찰이겠지요.

오늘 회원종목단체장 간담회 자리에서 사과를 표명했으며, 이는 윤리센터가 아닌 종목단체의 발전에 헌신하시는 단체장님을 비롯한 임원분과 체육을 사랑하시는 여러분께 드렸습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헌신해 온 비상근 임원분에게 ‘직무태만’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느껴집니다. 비단 저뿐만이 아닌 모든 체육인의 인권과 노고를 존중하는 기관이라면 현장의 특수성과 현실적인 어려움도 함께 고려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는 해당 인센티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채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한 후 지급한 것입니다. 단체 운영이 보다 투명하기 위함이지 불순한 의도나 개인적 이익을 위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지난 5년간 탁구협회를 맡으면서 소처럼 일했습니다. 밤낮 없이 월급, 차량, 판공비, 심지어 협회의 사무실 한칸도 없이 어떠한 협회의 자산을 사용하지 않고 탁구인을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일했습니다. 수백명에게 수천번 고개 숙이며 탁구협회를 도와달라 부탁했습니다.

저 뿐만이 아닐겁니다. 어려운 현실의 타 종목의 회장님, 임원도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자존감은 사라졌지만 오로지 협회만 생각했습니다.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과 가족들은 적당히 하라고 볼멘소리를 했음에도 그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제게 돌아오는건 ‘직무태만’ 이라고 합니다.

특히 저와 함께 종목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다 ‘업무상배임’으로 고발당한 전직임원 두분께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저는 선거 당시에도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이 입장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다만 카더라식의 스크래치가 아니라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정확한 소명 기회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규정을 몰라 발생한 행정적 착오가 있었다면 바로잡을 의지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선 다시한번 유감을 표합니다.

저는 체육회를 안정시키고 개혁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책임을 피하기보다 감당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체육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기여하시는 분이 질타가 아닌 박수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습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소명은 앞으로 법적·절차적 과정을 통해 충분히 이뤄질 것이며, 저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체육인을 혼란시키고 분열시키는 악의적인 음해나 허위사실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할것 입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체육회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 속에 작은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자세로 스스로 더 채찍질하며 다시는 체육인 여러분이 실망하시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