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S서 꾸준한 활약으로 합류
주전 황희찬 부재 속 기회 잡아
'K-음바페' 다운 드리블 능력 갖춰
홍명보 감독에게 부름을 받아 4년 3개월 만에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정상빈(세인트루이스)은 이달 미국 원정 2연전(미국ㄱ멕시코전) 기간 유럽파만큼이나 주목받는 자원이다.
정상빈은 '월드컵 개최지' 미국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에 합류, 3일(한국시간) 뉴욕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첫 훈련에 참여했다. 그가 A대표팀 일원이 된 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2021년 6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이후 처음이다. 당시 그는 스리랑카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서 득점까지 기록한 적이 있는데, 이후 태극마크와 연이 없었다. 홍 감독은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대표팀 측면을 책임져온 선수가 최근 경기 출전이 고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정상빈을 실험하기로 했다. 특히 이강인은 발탁했으나 황희찬은 부르지 않았다. 무엇보다 정상빈은 이번 원정 경기를 치르는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2022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턴에 입단한 그는 스위스 그라스호퍼 임대를 거치며 유럽 무대에 연착륙하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23년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로 옮겼다. 입단 첫해 리그에서 23경기(1골)를 뛰며 예열했다. 지난해엔 32경기를 소화하며 6골2도움을 기록, 한결 더 거듭났다. 그러나 이번시즌 전반기에 15경기에 출전했으나 선발로 뛴 건 두 번에 불과하다.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지난여름 세인트루이스의 오퍼를 받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입단 이후 5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그는 공격포인트를 떠나 특유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 등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한때 속도를 살리는 신명 나는 돌파와 예리한 슛으로 'K-음바페'라는 애칭이 따랐는데 갈수록 정상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그는 최근 대표팀 '캡틴' 손흥민(LAFC)이 MLS 무대를 밟으면서 덩달아 관심을 얻고 있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도 "흥민이 형이 미국에 온 것만으로도 엄청난 동기부여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느덧 손흥민과 '미국파'로 함께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정상빈이 제 가치를 입증하고 MLS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안방처럼 느끼는 미국에서 커리어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바라볼 수 있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