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뉴진스만 빠졌다. 하이브의 홀대와 민희진의 비협조 사이에서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그래미 뮤지엄에서 방탄소년단(BTS)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무대 의상과 콘셉트사진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그래미 뮤지엄은 2일부터 9월 15일까지 ‘하이브: 위 빌리브 인 뮤직’ 전시회를 개최한다. 마이클 스티카 그래미 뮤지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뮤지엄에서 기획한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라며 “한 층 전체를 할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미 뮤지엄은 홈페이지에 “트렌드를 선도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인 하이브의 유산을 조명하는 인터렉티브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며 “하이브와 협력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3층 전체를 쓰는 이번 행사에서는 방탄소년단과 지코를 비롯해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프로미스나인, 르세라핌, 엔하이픈, 앤팀, 보이넥스트도어, 투어스, 아일릿, 캣츠아이 등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가수 78명과 관련된 전시가 대규모로 펼쳐진다.
뮤직비디오 속 아티스트들이 착용한 의상, 액세서리 등 기존 전시에서 본 적 없었던 아이템들이 전시된다. 이 외에도 몰입형 체험 공간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개인 소장 도서 3권도 함께 전시한다.
김태호 하이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관람객들에게 하이브를 소개하고 “글로벌 음악 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가 걸어온 여정”을 보여주는 게 목표라며, “이번 전시회가 미국 음악 시장 진출에 매우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뉴진스만 빠진 하이브 전시회, 민희진과 신경전 계속?
대표의 경영권 관련 내홍을 빚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뉴진스는 전시회 홍보물 상으로는 이름을 찾을 수 없다. 하이브 레이블즈의 핵심이자 간판 걸그룹으로 통하는 뉴진스는 참여하지 않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위 ‘민희진 사태’로 불리는 하이브와 어도어의 내홍이 발생하기 전에 결정된 일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뉴진스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경영진은 현재 갈등을 겪고 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민 대표는 9일 용산경찰서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뉴진스의 전시 불참 이유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하이브는 이와 관련해 “전시 참여 여부는 레이블의 선택에 따라 결정됐다”고 밝혔다.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측이 “뉴진스를 소개할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못했다”면서 불참 이유를 밝혔다.
어도어 측은 “전시장 구석에 안 좋은 자리를 제안받았다”라는 입장을 일부 매체를 통해 전했다. 이에 민희진 대표가 줄곧 주장해 온 ‘뉴진스 홀대론’이 제기됐다.
반면 그래미가 어도어에 전시장의 핵심 자리를 약속했음에도 이를 거절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면서 어도어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 6월 하이브 소속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위버스 콘서트 라인업에도 뉴진스만 빠지기도 했다. 당시 하이브는 “뉴진스가 해외 활동 준비로 인해 일정이 맞지 않아서 불참했다”고 설명했지만, 다른 아티스트들도 해외 공연 준비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위버스콘에 참석했다. 어도어가 하이브 행사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몇달째 이어지고 있는 민 대표와 하이브의 여론전과 폭로전의 대중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이번 ‘하이브 전시회’까지 뉴진스가 빠지게 되면서 민 대표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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