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동료 선수들에게 사과하며 대회가 끝난 뒤 관련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8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제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제 발언으로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에 대한 구체적인 불만 사항은 올림픽이 끝난 뒤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안세영은 "제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제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은 현지시간으로 11일,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막을 내린다.

안세영(세계랭킹 1위)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직후 안세영은 "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실망했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라고 대표팀과의 결별을 시사했다.

이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며 대표팀 시스템 전반을 비판했다.

이튿날 프랑스 파리의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에서는 안세영이 빠진 가운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열렸는데,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인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을 향한 축하의 분위기보다는 안세영과 대표팀 전반에 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체육회는 '안세영 본인 의사에 따른 불참'이라고 공지했으나 안세영은 귀국길에서 "내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한국 가서 다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안세영은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그렇게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더 자세한 내용은 협회·소속팀과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날 오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전반적인 대표팀 운영 방식을 조사하고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한편, 부상 관리 소홀, 국제대회 참가 지시 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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