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금자탑…2일 현재 종합순위 14위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보치아 간판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호주의 대니얼 미셸을 4엔드 합산 점수 5-2(3-0 1-0 0-2 1-0)로 꺾고 우승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장애인 사격 조정두(P1 남자 10m 공기권총 스포츠등급 SH1), 박진호(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 스포츠등급 SH1)에 이어 세 번째다.
정호원의 우승으로 한국 보치아는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1984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이날 정호원의 금메달에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더 획득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를 기록한 한국은 현지시간 2일까지 14위를 달리고 있다.
보치아 남자 개인(스포츠등급 BC1)에 출전한 정성준(46ㄱ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은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성준은 결승에서 홍콩의 존 러웅에게 4엔드 합산 점수 1-4(0-2 0-1 0-1 1-0)로 석패했다.
효자종목 사격과 배드민턴에서도 메달이 나왔다.
김정남(46·BDH파라스)은 P3 혼성 25m 권총 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4점을 기록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정남은 젊은 시절 많은 꿈을 꾸던 청년이었다.
전문 댄서의 길을 걷기 위해 춤을 배웠고, 무술가를 꿈꾸며 극진 공수도에 흠뻑 빠지기도 했다.
치열한 삶을 살아가던 김정남은 2010년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방황하던 김정남은 2013년 장애인 사격에 입문했고, 모든 열정을 총구에 쏟았다.
2017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정남은 파리에서 첫 패럴림픽 출전의 꿈을 이룬 뒤 동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배드민턴에선 최정만(45·대구도시개발공사)이 남자 단식(스포츠 등급 WH1) 결승에서 취쯔모(중국)에게 세트스코어 0-2(3-21 7-21)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어린 시절 운동선수를 꿈꿨던 최정만은 여의찮은 상황 때문에 전문적으로 운동을 배우지 못했고, 고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하지마비 장애인이 돼 꿈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재활 과정에서 배드민턴을 접한 뒤 운동선수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파리 대회는 최정만의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다.
배드민턴 김정준(46·대구도시개발공사)은 남자 단식(스포츠등급 WH2)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표팀 후배 유수영(21ㄱ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꺾고 2-1(19-21 21-19 24-22)로 꺾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단식과 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김정준은 세 번째 패럴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김정준은 1세트에서 11-6으로 앞서다가 유수영에게 추격을 허용해 세트를 내줬다.
이번 대회 배드민턴에서 한국 선수들이 맞대결을 펼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철인'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는 남자 트라이애슬론(스포츠등급 PTS3)에서 완주해 많은 감동을 안겼다.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은 김황태는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노르딕 스키,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을 접했으나 부상 여파로 인해 번번이 꿈이 좌절됐다.
그러나 수영 750m, 사이클 20㎞, 육상 5㎞ 코스 합산 기록으로 최종 순위를 정하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두 팔이 없어서 PTS3 출전 선수 중 장애 정도가 가장 중한 김황태는 첫 종목인 수영에서 센강의 심한 유속과 싸우다가 최하위로 밀렸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10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내인 김진희 씨는 김황태의 핸들러(경기 보조인)로 이번 대회에 출전해 큰 감동을 안겼다.
핸들러는 종목과 종목 사이에서 준비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한다. 주로 선수의 경기복 환복과 장비 착용을 돕는다.
트랜지션(환복을 포함한 다음 종목 준비 과정) 시간은 모두 경기 기록에 포함되는데, 김황태와 김진희 씨의 트랜지션 소요 시간은 1분 6초로 11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짧았다. 장애인 투포환의 '작은 거인' 정지송(26·삼호개발)은 육상 포환던지기(스포츠등급 F41)에서 10m72를 기록, 5위에 올랐다. 그는 한국 투포환 선수 최초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필드 종목으로 넓혀도 12년 만의 출전이다. 박홍조(41)와 김옥금(64)은 양궁 혼성 단체전(스포츠등급 W1) 동메달 결정전에서 132-134로 석패해 4위를 기록했다. 박홍조는 마지막 발에서 1점을 쏘는 실수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