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금 미스터리는 누가 푸나
"이 부분(중국 구금 리스크)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인터뷰를) 거절하겠다."
1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수원FC의 K리그1 29라운드(2-2 무). 선두권 경쟁하는 양 팀 승부만큼이나 취재진의 관심을 끈 건 손준호(수원FC)의 입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침묵했다.
그의 이름은 최근 국가대표팀 '홍명보호 1기' 명단 발표 과정에서 또다시 오르내렸다. 지난달 18일 울산HD 원정에서 1400일 만에 K리그 복귀골을 넣은 손준호는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깜짝 발언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대표팀 명단 발표 때 홍명보 감독은 "손준호는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아직 (중국 구금 관련해) 무언가 명확하게 돼 있지 않다. 리스크가 조금은 있었다"며 그를 뽑을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 소속이던 지난해 5월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를 받았다. 승부조작에 가담 또는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 수수 의심을 받았는데 손준호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다만 사태는 조속히 해결되지 않았다. 10개월여 철장 신세를 지다가 지난 3월 풀려나 귀국했다.
그는 귀국 이후 중국 구금과 관련해 스스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4월 손준호의 정식 선수 등록을 허용했다. 그는 애초 친정팀 전북 현대 복귀를 추진했는데, 구단 모기업에서 자체 조사로 중국 구금 리스크에 우려를 표명하며 무산됐다.
수원FC를 통해 K리그에 복귀했지만 해명되지 않은 의혹이 공존해 왔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손준호 리스크'가 축구계 화두로 떠올랐다. 손준호에 관한 건 홍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견해로 판단한 게 아니다. KFA 사정을 잘 아는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축구협회는 장기간 구금된 손준호에 관한 징계 발표를 앞두고 있고, 그와 관련한 일부 내용이 협회에 전해졌다.
어디까지나 구금과 관련한 정확한 상황을 아는 건 당사자인 손준호다. 떳떳한 마음을 품고 그라운드에 복귀했고 태극마크까지 언급했다면 대중 앞에 주요 의혹에 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경기 직후 수원FC 홍보 담당자는 취재진의 손준호 믹스트존 인터뷰 요청을 접했다. 애초 인터뷰를 진행하게 하려고 했는데 "(손준호가) 중국과 관련한 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고 전해왔다. 취재진은 그를 만나 얘기를 듣고자 했지만 또다시 홍보 담당자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후 웃으며 강원 선수 등과 인사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그를 중용하는 김은중 감독도 애가 탄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손준호 리스크에 관해) 나도 묻고 싶다. 언론을 통해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중간에서 피드백이 없다. 구단 (관계자)나 단장에게서 들은 게 없다"며 "아무 문제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