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하나로 만족하지 않았다. 두 번째 금빛 총성까지 울렸다. 사격 대표팀 박진호(47·강릉시청)가 날았다.
박진호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대회 사격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스포츠 등급 SH1) 결선에서 454.6점(슬사 150점, 복사 154.4점, 입사 150.2점)을 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에서도 1179점(슬사 392점, 복사 394점, 입사 393점)을 기록하며 패럴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결선에서도 패럴림픽 신기록을 썼다. ‘압도’ 그 자체다.
앞서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며칠이 지나지 않나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1호 ‘2관왕’이다. 동시에 대표팀 전체 네 번째 금메달이기도 했다.
박진호 개인으로도 ‘숙원’을 풀었다. 세계적인 선수로 꼽힌다. 국제대회에서 신기록을 밥 먹듯 작성했다. 유독 패럴림픽만 금메달이 없었다. 한을 풀었다. 사격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박진호는 “처음 시상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정신이 없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내 이름이 불리는 걸 듣고 나니까 ‘정말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관왕 처음이다.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종목 슬사는 6위에 그쳤다. 복사에서 3위로 올라섰고, 입사에서 1위까지 올라섰다. “내가 입사에 강하니까 최대한 버티자고 생각했다. 마지막 입사에서 승부해 볼 만하다고 봤다. 계획을 잘 잡아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계획대로 잘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날씨도 박진호 편이다. 동시에 코치진 지원도 통했다. “내가 시원한 걸 좋아하는데 (실외에서 하는)본선 때 시원했다. 덕분에 신기록도 나온 것 같다. (실내)결선장은 또 에어컨을 안 틀어주더라. 대표팀 트레이너 분과 코치님이 선풍기를 틀어줬다. 아이스 조끼도 입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올해 강릉시청으로 옮겼다. 시장님과 관계자분들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국제대회에 나갈 때 중증장애 선수들만 비즈니스를 탔는데, 시장님께서 추가 요금을 내주셔서 저희도 비즈니스를 탔다. 배려 덕분에 좋은 성적 냈다”고 강조했다.
가족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연초에 명절 빼고는 본가와 처가에 한 번도 가지 못했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대회를 잘 마치고 돌아가서 본가와 처가를 모두 돌며 파티를 하고 싶다”고 씩 웃었다.
2관왕이 전부가 아니다. 아직 박진호가 나설 종목이 남았다. 오는 5일 사격 R6 혼성 50m 소총 복사 SH1등급에 출전한다. 내친김에 3관왕 도전이다.
그는 “첫 금메달이 나왔을 때도 리셋하려고 노력했다. 들떠 있었다면 오늘 이런 결과도 없었다. 패럴림픽에 한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다음 경기도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어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마지막 경기에 임하려 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이기에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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