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론을 의식해 헐뜯기와 자기주장만 내놓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현안 질의는 축구계에 커다란 상처만 남겼다.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을 가려 진정으로 구성원과 팬이 원하는 개혁으로 가자는 애초 바람에 닿지 않았다.
최대 쟁점 중 하나인 KFA의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도 마찬가지다. 
KFA가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해 실수한 건 분명히 존재한다. 
감독 선임 업무를 주도해 온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 이후 발표 과정에서 보안을 이유로 전강위 위원에게 먼저 공지하지 않은 게 대표적이다. 
이는 박주호 전 위원을 비롯해 일부 관계자가 홍 감독을 미리 정해 놓고 절차를 짜맞춘 게 아니냐는 뉘앙스로 주장하는 데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정 회장과 KFA는 외인 감독 선임을 진지하게 추진해 왔다. 지난 5월 협상 결렬된 제시 마시 현 캐나다 대표팀 감독과 만남도 마찬가지다. 
정 위원장과 마시 감독의 면접 자리를 주선한 에이전트는 A씨는 "당시 면접 이후 정 위원장께서 '이런 감독을 연결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마시 감독과 협상을 진지하게 추진하긴 했다"고 말했다.
한 달 뒤 정 회장의 태도도 그렇다. 정 위원장은 마시 감독과 협상이 깨진 뒤 원점에서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정리해 정 회장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2,3순위에 이름을 올린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엣 감독과 대면 면접을 지시했다. '짜인 각본'이고 4선을 염두에 두는 정 회장이 정무적으로 판단했다면 그때 홍명보 카드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게 다수 견해다. 정 위원장은 오히려 KFA가 원하는 외인 감독이 있다고 느끼고 사임 의사를 전했다. '홍명보로 맞춘 판'이라는 얘기는 설득력이 매우 떨어진다.
최종 후보 3인의 면접 방식과 장소 등 차이를 언급하며 '특혜'를 운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느 종목이든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경력ㄱ특채 채용 개념이다. 장소 역시 카페가 될 수 있고, 회사 사무실이 될 수도 있다. 
KFA가 저지른 절차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바로잡고 개선을 요구하면 된다. 그러나 여러 거짓 의혹을 사실처럼 주장하면서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하는 건 개선, 개혁은커녕 상처만 벌어질 뿐이다.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