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 하자 발견했지만 내부 토론 통해 결정… 거취 문제는 KFA 소관
등돌린 여론 뒤집을 수 있을지 미지수… 결국 정몽규 회장이 직접 책임져야
대한축구협회(KFA)와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국정감사도 남아 있다. 그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KFA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감사 관련 중간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최현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홍 감독과 (KFA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무적 판단이 아닌 내부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라며 "KFA의 독립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분야다. 자체적으로 검토해 국민 여론과 상식 관점에서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은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홍 감독의 거취 문제는 KFA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문체부의 감사를 언급하며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KFA에 보냈다. FIFA는 철저하게 회원 협회가 제삼자의 간섭을 받지 않고 또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FIFA의 정관은 물론 문체부 발표에서도 언급한 대로 홍 감독의 선임이 취소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최 감사관은 "KFA가 기준에 부합하게 스스로 절차적 흠을 바로 잡으라는 의미다. 특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10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나도 답답하다. 억울한 것도 있다. 검증을 투명하게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오는 6일 소집돼 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10일(한국시간)에는 요르단(원정)을 상대하고 15일에는 이라크(홈)를 만난다.
여론은 여전히 KFA와 홍 감독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계속될 예선에서 내용과 결과를 잡는다고 뒤집힐지도 미지수다. 결국 홍 감독은 불공정, 규정 위반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달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질 수 있을까. KFA와 정 회장의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준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