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차 예선에서 신바람 4연승을 질주 중인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동력 중 하나는 '신들린 용병술'이다. 4연승 기간 교체로 들어간 자원이 모조리 득점했다. 용병술 효과를 넘어 2년 뒤 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신구 조화 속도를 올리는 데도 이바지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5차전 원정에서 3-1 완승하면서 승점 13을 마크, 조 선두를 굳건히 했다. 골득실 차로 2~3위에 있는 요르단, 이라크(이상 승점 8)와 승점 차를 5로 벌렸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쿠웨이트전 승리의 확신을 품게 한 건 2-1로 앞선 후반 18분 손흥민 대신 교체로 들어간 배준호의 한 방. 그는 투입 10분 만에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발 쐐기포를 터뜨렸다. 상대 추격 의지를 꺾는 득점이다.
신명 나는 한국의 용병술은 지난 9월10일 오만과 원정 2차전(3-1 승)부터다. 2-1로 앞선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간 주민규가 추가 시간 팀의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지난달 10일 요르단과 원정 3차전(2-0 승), 15일 이라크와 홈 4차전(3-2 승)에서는 오현규가 조커로 투입돼 연속 골을 터뜨렸다. 쿠웨이트전 배준호까지 4연승 기간 '교체 자원=득점'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만큼 홍 감독을 중심으로 코치진이 선수의 컨디션 사이클을 제대로 파고들고 있다.
무엇보다 오현규, 배준호 등 젊은피 유럽파는 이전 사령탑 체제에서 기회를 받지 못한 자원이다. 홍 감독 체제로 꾸린 월드컵 3차 예선 기간 베테랑급 선수 외에 차세대 '영건'이 기회를 얻고 있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행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2년 뒤 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역대 원정 월드컵 사상 최고 성적(2010 남아공ㄱ2022 카타르 16강)을 경신하는 게 목표다. 신구 조화가 핵심이다. 서른 중반을 향하는 손흥민에게 의존하는 축구를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김민재처럼 중간급 선수와 이강인, 그밖에 어리고 재능 있는 여러 선수 등이 시너지를 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월드컵 예선 기간 주어진 기회를 살리는 젊은피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